여름 별미 은어가 통통하게 살이 오르는 제철을 맞았다. 은어는 1급수로 분류되는 맑은 하천에서 주로 잡히며 비린내가 적고 살에서는 은은한 수박 향이 난다. 여기에 7월부터 8월 사이에는 살이 차오르면서 담백한 맛도 짙어진다.
은어는 물살이 빠르고 깨끗한 강을 따라 올라온다. 또한 강과 바다를 오가는 생태와 강한 영역 습성 때문에 지역마다 잡는 방식도 다르다. 오늘은 여름에 맛이 깊어지는 은어의 특징과 조리법을 살펴본다.
바다에서 자란 뒤 강으로 돌아오는 은어
은어는 강에서 부화한 뒤 바다로 내려가 몸집을 키운다. 이후 산란할 시기가 다가오면 다시 강으로 돌아온다. 이 때문에 은어는 강과 바다를 오가는 회유성 어류로 분류된다.
강으로 올라온 은어는 주로 하천 바닥의 돌에 붙은 조류와 이끼를 긁어 먹는다. 이러한 먹이 습성 때문에 갓 잡은 은어에서는 흙냄새나 강한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 대신 오이 또는 수박 껍질을 떠올리게 하는 산뜻한 향이 난다.
특히 은어는 자신이 먹이를 먹는 구역을 지키려는 성향이 강하다. 다른 은어가 가까이 다가오면 몸으로 밀어내며 쫓아낸다. 낚시꾼들은 이러한 습성을 이용해 살아 있는 은어를 미끼로 쓰는 놀림낚시를 한다.
걸갱이와 반두로 잡는 여름 은어
은어를 잡는 방법은 하천의 깊이와 물살에 따라 달라진다. 섬진강 유역에서는 걸갱이라고 부르는 낚시법이 전해진다. 낚시꾼이 얕은 물에 몸을 낮추고 은어가 지나가는 거리를 가늠한 뒤 낚싯바늘로 옆구리를 걸어 올리는 방식이다.
물살이 빠른 곳에서는 족대나 반두를 사용한다. 족대 낚시는 급류를 거슬러 오르는 은어를 아래쪽에서 떠내는 방식이다. 반두잡이는 두 사람이 전통 그물인 반두를 잡고 물살을 따라 은어를 건져 올린다.
반면 놀림낚시는 은어의 영역 습성을 이용한다. 바늘을 단 미끼 은어를 물속에 보내면 주변에 있던 은어가 이를 밀어내려 다가온다. 이때 낚싯바늘에 몸이 걸리면서 은어가 잡힌다.
숯불에서 천천히 굽는 은어 소금구이
은어 맛을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는 음식은 소금구이다. 먼저 은어에 굵은소금을 가볍게 뿌리고 꼬치에 꿴다. 이어 숯불에서 여러 번 돌려가며 천천히 구우면 껍질은 바삭해지고 속살은 촉촉하게 익는다.
은어는 크기가 크지 않고 뼈가 부드러워 머리와 꼬리까지 통째로 먹기도 한다. 내장에서는 살짝 쌉싸래한 맛이 나지만 담백한 살과 함께 먹으면 풍미가 한층 짙어진다. 다만 쓴맛이 부담스럽다면 배를 갈라 내장을 제거한 뒤 굽는 편이 낫다.
소금은 굽기 직전에 뿌려야 한다. 은어에 소금을 뿌린 채 오래 두면 살에서 수분이 빠져 구웠을 때 식감이 퍽퍽해질 수 있다. 또한 불이 지나치게 세면 겉면만 타기 쉬워 숯과 거리를 두고 익혀야 한다.
회와 밥, 조림으로 이어지는 은어 요리
선도가 좋은 은어는 회로도 먹는다. 얇게 썬 은어회는 살이 부드러우면서도 씹을수록 쫀득한 식감이 남는다. 입안에서는 은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산뜻한 향도 퍼진다. 다만 민물고기를 날로 먹을 때는 기생충 감염 위험이 있어 안전하게 손질된 은어를 선택해야 한다.
은어를 쌀 위에 통째로 올려 지은 은어밥도 별미로 꼽힌다. 밥이 완성되면 머리와 굵은 뼈를 걷어낸 뒤 살을 잘게 풀어 밥알과 섞는다. 이때 간장과 다진 파, 참기름을 곁들이면 은어의 담백한 맛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은어는 감자와 무를 넣은 조림에도 잘 어울린다. 양념을 자작하게 졸이면 생선살에 간이 배고 감자에는 은어에서 나온 맛이 스며든다. 또한 소금을 뿌려 말린 은어는 국수나 국물 요리의 육수 재료로 쓰인다. 말리는 동안 감칠맛이 짙어져 맑고 깔끔한 국물을 낼 수 있다.
봉화와 영덕에서 만나는 제철 은어
은어가 많이 잡히는 지역에서는 여름마다 은어 축제가 열린다. 경북 봉화에서는 7월 25일부터 8월 2일까지 내성천 일원에서 봉화은어축제가 진행된다. 행사장에서는 반두잡이와 맨손잡이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직접 잡은 은어를 구워 먹는 공간도 마련된다.
경북 영덕에서도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오십천 둔치에서 황금은어축제가 열린다. 반두잡이와 어린이 은어잡이 체험이 진행되며 구이와 튀김을 비롯한 은어 음식도 판매한다.
은어는 잡은 뒤 시간이 지나면 수박을 닮은 향이 빠르게 약해진다. 따라서 은어 특유의 향과 부드러운 살을 제대로 느끼려면 선도가 좋은 상태에서 바로 굽거나 조리해야 한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