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 통치' 다카이치 국회 출석률 저조…소수 야당, 대응엔 한계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25일 폐회한 특별국회에서 본회의와 위원회 등에 출석한 시간이 지난 5년간 전임 총리 출석 평균의 절반에 그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현지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 특별국회에 출석한 시간은 총 33시간으로 지난 5년간 전 일본 총리들이 한 회기당 국회에 나간 평균 시간 68시간의 절반에 못 미쳤다.
다카이치 총리 전임자인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는 91시간을 국회 심의에 썼고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54시간 출석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국회 출석 시간을 줄인 만큼 해외나 지방 방문에 시간을 쓴 것도 아니라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번 회기 해외 방문 일수는 20일로 지난 5년 평균 14.2일보다는 많지만, 코로나 팬데믹 시기 등을 제외하고 계산한 5년 평균 17일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국회 예산위원회 집중심의 출석 시간이 74시간으로 다카이치 총리 2배를 넘는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는 국회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해외 일정에 20일을 쓰기도 했다.
또 다카이치 총리가 회기 중 지방에 간 일정은 4일로 역대 총리들에 비해 짧았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총리의 국회 출석 일수가 주요국들에 비해 많은 편으로 회기 중 해외 방문도 제약돼 총리 국회 출석을 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가 국회 출석을 최소화한 것은 이러한 국회 개혁을 의도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재계 인사와 두루 만나 소통하기보다 관저에서 혼자 정책 연구에 시간을 쓰는 그의 '은둔형' 통치 스타일이 드러났을 뿐이라는 해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7월 1∼20일 중 7일이었던 일본 휴일 중 5일을 외출하지 않고 관저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야당은 그가 최소한의 측근과만 대면으로 소통하며 여론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지적과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던 지지율과 중의원(하원)에서의 수적 우세에 기대 독단적인 국정 운영을 한다는 비판을 숨기지 않고 있지만, 의석수가 적은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정치적 카드는 많지 않은 편이다.
지난 2월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이 역사적 대승을 얻으면서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중의원 야당 가운데 단독 제출할 수 있는 51석 이상 보유 정당이 없기 때문이다.
49석을 보유한 중도개혁연합 오가와 준야 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카이치 내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 제출이 고려 사안이라고 언급했지만, 결국 이번 회기에서 결의안 제출을 보류했다.
오가와 대표는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하지 않은 데 대해 "단순히 관행적인 행사처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발언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최근 다카이치 총리 지지율 50%대가 무너지며 정권 출범 뒤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만, 중의원 참패 뒤 소수정당으로 전락한 야당들 역시 통합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래알' 상태가 계속되는 정국에서 큰 결단이 필요한 내각 불신임안 제출이 자칫 빛을 보지 못한 채 일회성 카드로 소모돼 버릴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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