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된 '전기차 충전'···SK·LG 잇달아 손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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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된 '전기차 충전'···SK·LG 잇달아 손 뗀다

뉴스웨이 2026-07-26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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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서 국내 주요 대기업이 잇달아 발을 빼고 있다. LG그룹이 관련 사업을 조기에 접은 데 이어 SK그룹도 자회사 매각에 나섰다. 전기차 캐즘 장기화로 충전 인프라 투자가 지연되는 가운데 고정비 부담과 저가 제품 경쟁을 감수하기보다 그룹의 핵심 성장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는 코넥스 상장사인 자회사 SK시그넷의 보통주를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로 잔여 지분을 확보해 완전자회사로 전환한 뒤 상장폐지를 거쳐 내년 1분기까지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2021년 SK그룹에 편입된 SK시그넷은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 기술력을 앞세워 북미 사업 확대를 추진해왔다. 미국 현지에 생산 거점까지 마련했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와 충전 인프라 투자 지연, 공장 운영비 부담이 겹치면서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적자 폭을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시장 회복까지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기다리기보다는 출자 부담을 덜고 새 주인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LG전자는 SK보다 한발 앞서 사업을 정리했다.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업체 애플망고를 인수한 뒤 사명을 하이비차저로 바꾸고 충전기 제조부터 관제·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사업에 뛰어들었다.

2024년 1월에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첫 해외 생산공장을 가동했다. 연간 1만 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갖춘 이 공장을 기반으로 북미를 시작해 유럽과 아시아로 사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장 성장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가격 경쟁까지 심화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LG전자는 결국 진출 3년 만인 지난해 4월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 텍사스 공장도 가동 약 1년 4개월 만에 멈췄고, 하이비차저는 자산 처분과 인력 재배치 등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SK와 LG가 잇달아 충전기 사업에서 발을 빼는 것은 전기차 업황의 반등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2022년 54.4%에서 2023년 35.2%, 2024년 상반기 20.8%로 둔화했다. 당초 올해가 캐즘 탈출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최근에는 본격적인 반등 시기를 2027년 이후로 늦춰 잡는 전망까지 나온다.

수요 둔화와 달리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저가 제품 공급이 늘면서 충전기 제조·판매만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생산시설 운영과 연구개발, 유지보수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하지만 투자금 회수 시점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재편도 철수를 앞당긴 요인이다. 불투명한 업황 개선을 기다리며 자금을 추가 투입하기보다 수요와 수익성이 검증된 분야에 역량을 모으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SK그룹은 전사적인 리밸런싱 기조에 따라 비핵심 자산과 저수익 사업을 줄이고 있다. SK시그넷 매각도 추가 출자 부담을 덜고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핵심 성장축에 투자 여력을 배분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충전기 사업 철수 이후 이를 담당했던 ES사업본부의 무게중심을 냉난방공조(HVAC)로 옮겼다. 데이터센터 냉각과 산업·상업용 공조처럼 수요 증가세가 뚜렷하고 기존 기술력과 글로벌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다시 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단순 제조·공급 방식으로는 단기간에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며 "그룹 차원의 효율화 기조가 강화되는 만큼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렵고 추가 출자 부담이 큰 신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선택과 집중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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