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공지능(AI) 글래스는 회사의 엄격한 기준 아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안경이라는 장비 특성상 외부에 노출이 많은 만큼, 내구성에 특히 공을 들였다. 외부 충격·온도 변화 외에도 선크림·땀 등 특수한 환경까지 고려해 세심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재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 XR 개발팀장(부사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Old Billingsgate)에서 진행한 제품설명회에서 "썬크림에는 보통 알코올 성분이 포함돼 있고, 일반적인 오일과도 성분이 다르다"며 "정확한 횟수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100번, 200번 반복해서 썬크림을 주입하는 테스트를 통해 높은 내부 기준을 충족시켰다"고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첫 AI 글래스의 연내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AI 글래스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기기로 축적한 하드웨어 기술력을 아이웨어 형태로 확장한 제품이다. 안경형 폼팩터를 기반으로, AI 기능을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삼성전자는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 워비파커(Warby Parker) 등 아이웨어 회사와 협업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제품명은 미정이다. 지난 5월 구글 미국 본사에서 열린 '구글 I/O 2026'에서 모델 2종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 갤럭시 언팩에서 추가로 2종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얼굴에 착용하는 기기 특성을 고려해 ▲무게 ▲두께 ▲균형감 ▲내구성 등을 최적화했다. 가볍고 편안한 착용감을 위해 구조와 부품 배치에 신경 쓰는 한편 선크림과 땀 등 특수한 변수도 고려해 내구성에 공을 들였다.
사진=강준혁 기자
최 팀장은 "선크림이 제일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스피커"라며 "개발팀과 품질팀은 잘 스며들게 하기 위해 온도를 높인 선크림을 주입해 테스트했다"라고 설명했다.
미관과 성능을 모두 잡아야 한다는 점에서 작업은 다소 복잡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안경다리와 연결되는 힌지 부분 역시 큰 변수로 작용했다. 최 팀장은 "이곳에 들어가는 PCB(인쇄회로기판)는 스마트폰보다 긴 형태"라며 "그냥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저항값이 유지돼야 기기 성능이 나오기 때문에 접었다 폈다를 반복해도 저항값이 유지되는지 실험을 이어갔고 현재는 기준을 통과한 상태"라고 짚었다.
배터리 성능도 관전 포인트다. 현재 삼성전자의 AI 글래스는 1회 충전으로 최대 9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용량이 큰 배터리를 탑재하면 되지만, 무게·디자인·밸런스를 고려하면 제약이 크다"며 "종합적인 부분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수준의 배터리를 탑재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강점은 역시 '갤럭시 생태계'에 있다. 스마트폰부터 워치·이어폰까지 자연스러운 연동을 통해 편의성을 강화했다. AI 글래스를 만드는 기업 중 스마트폰을 주력 상품으로 내건 업체는 삼성전자가 사실상 유일한 곳이다.
기술력도 다수 확보한 상태다. 최 팀장은 "제품 개발 시작 단계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수년간 축적된 기술들이 많다"며 "약 200개 이상의 특허를 확보했고, 이번 글래스 모델에는 일부 적용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술들을 지속 고도화해 다음 세대에 차근차근 도입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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