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7월 23일 6시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가 급증하면서 상품의 유동성을 책임지는 증권사들, 일명 유동성공급자(LP)들이 수십억원대 세금 부담을 지게 됐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에선 증권사와 은행 간 차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은행의 경우 외환·파생상품 거래의 이익과 손실을 모두 합산한 후 순이익에만 과세를 하는 데 반해, 증권사에 대해선 거래 이익에 즉시 세금이 매겨지고 있다. 관련 거래에 따른 손실은 전혀 상계되지 않아 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이 유가증권시장에 동시 상장했다. 이 영향으로 5월 기준 ETF 일평균거래대금은 약 30조원으로, 지난해 평균보다 5배 넘게 늘었다.
특히 유동성 공급을 책임지는 LP의 거래대금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LP의 일평균거래대금은 4월 약 4조원에서 한 달 만인 5월, 7조5000억원으로 3조원 넘게 늘었다. LP의 매도·매수 거래는 손익이 서로 상계되지 않기 때문에, 거래대금이 늘어난 만큼 과세표준에 잡히는 매매이익 규모도 함께 커진다.
여기에 올해부터 교육세 과세표준 1조원 초과 구간 세율이 0.5%에서 1%로 오르면서 LP의 부담은 한층 커졌다. 실제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개사의 올해 예상 교육세액은 4949억원으로, 전년(670억원) 대비 약 7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교육세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보험업자가 벌어들인 이자·배당·수수료·유가증권 매매이익 등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최근 금융·보험업이 성장한 만큼 정부는 지난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수익금액이 1조원을 넘는 금융·보험사에 한해 세율을 두 배로 올렸다.
LP 거래는 증권사가 투자자로 하여금 실제 가치에 가까운 가격에 거래할 수 있도록 매수·매도 양방향 호가를 동시에 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매매차익을 노리는 거래와는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LP 역할을 위한 유가증권 거래에도 손익통산은 적용되지 않는다.
문제는 한쪽으로 주문이 몰릴 때 생긴다. 예를 들어 매도 호가로 낸 주문이 집중적으로 체결되면 증권사는 시장 위험에 노출되는 정도가 커지는데, 이 위험을 없애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헤지 거래를 함께 낸다. 매도로 50원을 벌었어도 동시에 낸 헤지성 매수에서 50원을 잃는 식이다. 두 거래가 상쇄돼 증권사에는 애초 설계해둔 스프레드만 남는다.
하지만 세금은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 매도에서 낸 50원의 이익에는 세금이 매겨지지만, 이를 상쇄한 헤지성 매수의 50원 손실은 세금 계산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스프레드만 남긴 거래인데도, 매도 쪽 이익 전체에 과세표준이 잡히는 셈이다.
이는 은행에 대한 과세 방식과 차이가 크다. 은행 역시 외환 거래로 환율 변동 위험을 떠안으면 이를 없애기 위해 선물환·통화스왑 등 반대 방향의 파생상품 거래를 함께 낸다. ETF LP가 매수·매도 양방향 호가로 위험을 상쇄하는 것과 원리는 같다. 하지만 교육세법 시행령은 외환 거래와 파생상품 거래의 손익만 서로 합산해 순이익 기준으로 과세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수익 구조 자체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은행이 주로 얻는 이자수익은 대출자산의 만기까지 매매 없이 이자수익만 발생하기 때문에 손익통산 적용 여부에 따른 유불리가 애초에 없다. 특히 은행은 이자이익에 따른 교육세 부담을 미리 알 수 있어 상품 설계 단계에서 세부담을 금리에 반영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 역차별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런 배경에서 증권업계는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로 거래량이 급증한 만큼, 변동성을 관리해야하는 LP 거래에 대한 손익통산 적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환 거래를 많이 하는 은행에 통산 혜택이 반영된 것"이라며 "증권사가 주로 다루는 유가증권은 통산이 안 돼 차별을 받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투자협회 차원에서도 관련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황성엽 금투협회장은 지난달 간담회에서 교육세가 도입 당시 부가가치세 성격을 지녔지만 이미 증권거래세라는 항목이 있는 상황에서 이중으로 과세가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회원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기획재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다른 관계자 역시 "최소한 ETF LP나 시장조성자(MM)처럼 시장 인프라 역할을 하는 거래만이라도 손익통산을 적용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획재정부나 국회에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건의하는 것 외에는 (협회도) 권한이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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