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롯데손해보험 매각전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신한금융그룹이 롯데손보를 포함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면서 가격과 거래 조건을 둘러싼 시각차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매각 작업에도 다시 온기가 도는 모습이다.
대형 금융그룹이 롯데손보를 구체적인 검토 대상으로 거론하면서 금융권과 투자은행(IB)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대주주 JKL파트너스가 매각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잠재적 원매자의 관심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는 점은 매각전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장정훈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3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롯데손보 인수 가능성과 관련해 “롯데손보뿐 아니라 어떤 매물이 저희에게 도움이 될지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다며 과도한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장 CFO는 M&A가 상대방이 있는 협상인 만큼 양측 이해관계자 간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M&A 검토의 핵심 기준으로 자본 효율성과 주주가치를 제시했다. 그룹의 안정적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유지하면서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함께 높일 수 있는 거래인지 우선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장 CFO는 이 같은 원칙을 설명한 뒤 “기대감을 갖고 봐달라”며 구체적인 진전이 있을 경우 공시를 통해 공식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수를 확정한 단계는 아니지만 M&A 가능성을 닫아두지 않은 채 비교적 적극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잠잠했던 매각전…다시 수면 위로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한 뒤 회사의 체질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후 투자금 회수를 위해 매각을 추진했으나 매도자와 원매자 간 가격 및 거래 조건에 대한 시각차로 성사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다만 장기보장성보험 중심의 영업 기반과 종합 손해보험사로서의 사업 구조는 꾸준한 강점으로 평가된다.
JKL파트너스는 올해 삼정KPMG를 새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인수 의향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 매각 대상은 특수목적법인(SPC) 빅튜라를 통해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77.04%다.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의 등장이 한동안 정체됐던 매각 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대형 금융지주 편입은 롯데손보 입장에서도 의미가 있다. 은행과 카드, 증권 등 지주 계열사 네트워크를 활용한 교차판매와 공동 마케팅을 통해 영업 기반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구체적인 가격 협상이나 인수 제안 단계는 아니지만 대형 금융그룹이 롯데손보를 검토 대상 가운데 하나로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매각 작업이 다시 활기를 띨 가능성도 거론된다.
손보 포트폴리오 강화 셈법…가격·자본 운용이 변수
신한금융이 롯데손보 인수 가능성을 살펴보는 배경에는 손해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비은행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한 뒤 2022년 7월 신한EZ손해보험으로 새롭게 출범시키며 손해보험 사업에 진출했다. 신한EZ손보는 디지털 채널과 생활밀착형 보험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롯데손보를 인수할 경우 장기보장성보험과 일반보험, 자동차보험, 퇴직연금 등 기존 신한EZ손보와 차별화된 사업 기반을 확보해 손해보험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등 그룹 계열사와의 연계 가능성도 강점으로 꼽힌다. 은행 고객에게 보험상품을 연결하거나 카드와 보험을 결합한 생활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신한라이프와 롯데손보를 각각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한 축으로 활용할 경우 그룹 보험 포트폴리오의 균형도 강화할 수 있다. 은행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고 비은행 수익 기반을 넓히려는 금융지주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다만 실제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매도자와 원매자 간 가격 눈높이를 조율해야 한다. 인수 이후 새 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자본 운용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특히 신한금융이 CET1 비율 유지와 EPS·ROE 개선을 M&A의 전제로 제시한 만큼 인수 가격과 추가 자본 투입 규모를 보수적으로 따져볼 가능성이 크다. 롯데손보의 사업 기반과 성장 가능성뿐 아니라 거래 이후 그룹 전체의 자본 효율성을 함께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기존 손해보험 사업의 외형을 빠르게 키우려면 장기보험 기반을 갖춘 롯데손보는 검토할 만한 선택지”라며 “다만 롯데손보만을 특정한 단계는 아닌 만큼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는 신한금융이 기대하는 수익성과 매각 측의 조건이 얼마나 맞아떨어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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