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은 하지 이후 네 번째 경일(庚日)에 해당한다. 초복이 더위의 시작이라면 중복은 삼복더위가 한창 무르익는 시점이다. 이후 입추를 지나 첫 번째 경일이 말복이며,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벌어지는 경우에는 이를 ‘월복(越伏)’이라고 부른다.
초복부터 말복까지 이어지는 삼복은 예로부터 일 년 가운데 가장 무더운 시기로 여겨졌다.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계곡이나 산을 찾았고, 발을 시원한 물에 담그는 탁족(濯足)을 하며 더위를 식혔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신하들에게 얼음을 하사했고, 민간에서는 풍년과 건강을 기원하며 복달임 풍습을 이어왔다.
중복 무렵은 계절이 또 한 번 바뀌는 시기이기도 하다. 장마가 잦아들고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이 강해지면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
장마철 충분한 수분을 머금은 논과 밭은 강한 햇볕을 받으며 작물이 본격적으로 자라는 시기다. 농가에서는 이때를 가을 수확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로 여긴다.
다만,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중복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중복을 전후해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장마 종료 시기가 해마다 달라지고 국지성 집중호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장마가 채 끝나기도 전에 폭염특보가 내려지거나, 장마 이후 곧바로 열대야가 이어지는 현상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올해 역시 장마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5℃(도) 안팎까지 오르는 폭염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복이 ‘진짜 여름’을 실감하는 날이라는 말이 더욱 실감나는 이유다.
중복을 맞은 소비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대형마트와 유통업계는 중복을 앞두고 삼계탕용 닭고기와 장어, 전복 등 보양 식재료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여름 특수 잡기에 나섰다.
외식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집에서 보양식을 직접 만들어 먹으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삼계탕 밀키트와 간편식 판매도 확대되는 추세다.
복날의 의미도 단순한 몸보신을 넘어 건강관리로 확장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폭염이 이어지는 기간에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한낮 야외활동을 자제하며, 고령자와 어린이 등 건강 취약계층의 온열질환 예방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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