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 논란 시비 차단하고, 꼼꼼한 연수 준비 위해 숨고르기
시민단체 "무조건 안가기 보단 내실 있는 준비와 실행 중요"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이달 초 출범한 충북 지방의회들이 국외연수 중단을 잇달아 선언해 주목받고 있다.
외유 논란 시비를 차단하고 좀 더 꼼꼼히 연수를 준비하고자 올해는 건너뛴다는 설명인데,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함께 이참에 연수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5일 도내 지방의회에 따르면 충북도의회는 최근 13대 의원 38명의 중지를 모아 올해 상임위원회별 국외연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수 예산 1억7천만원은 불용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식 도의장은 "의회가 새롭게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수 준비를 빈틈없이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진짜 의정에 도움이 되는 연수가 되도록 충분히 시간을 갖고 준비해 이듬해부터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제천시의회도 올해 국외연수 예산 5천200만원을 스스로 삭감했다.
대신 일부 예산을 우수 사례 벤치마킹을 위한 국내 연수비로 쓸 계획이다.
예산 반납은 주도한 이성진 의장은 자신의 임기 동안 아예 해외연수를 실시하지 않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이 의장은 "해외 정책이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최소 1년 이상 현지에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일주일 단기 연수로 배울 수 있는 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본예산을 편성하기 전 전체의원 간담회를 열어 국외연수 진행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며 "가급적 임기 내 국외연수를 지양하고, 국내 벤치마킹을 통해 제천시에 접목할 수 있는 발전 방안을 모색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옥천군의회 역시 제천시의회와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
이곳 군의회 의원 8명 전원은 최근 임기 중 단체 국외연수를 없애기로 결의했다.
안효익 의장은 "지방의원 국외연수에 대한 주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과 국민권익위원회 자제 권고 등을 수용해 외유 논란 시비를 아예 없애기로 한 것"이라며 "다만 집행부와 동행하는 국외출장은 개인 판단에 따라 동행 여부를 결정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옥천군의회는 올해 국외연수 예산 1천820만원을 반납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진천·괴산·음성군의회도 곧 있을 추가경정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국외연수 예산 삭감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의회에 반납할 연수 예산은 진천 4천400만원, 괴산 4천만원, 음성 3천200만원이다.
진천군의회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처음 의회에 입성한 의원들이 진천에 필요한 분야를 파악하고 연수를 통해 배우기 위해서는 상당한 공부 기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삭감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충주시의회와 단양군의회는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해에는 국외연수 예산을 세우지 않는 관행을 이어오고 있고, 영동군의회·증평군의회는 국외연수 진행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시민사회는 지방의회의 이 같은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무조건적인 지양보단 시대흐름에 맞는 정책 변화와 개선을 제안했다.
김혜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새 의회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수 중단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며 "다만 단발성 예산 반납에 그치지 말고 제도의 혁신, 진정성 있는 변화를 함께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수는 나쁘니 무조건 가지 말라는 게 아니라 주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과정을 거쳐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올지 꼼꼼히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기는 게 중요하다"며 "아울러 연수를 다녀와 결과 보고서를 제대로 만들고 의정활동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등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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