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재성] 장애를 넘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랑의 가족’ 3127회에서는 가족의 응원 속에서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클래식 기타리스트 이상헌 씨와, 스포츠를 즐길 권리를 찾기 위해 야구장 문을 두드리는 시각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오랜 시간 꿈을 키워온 한 사람의 변화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할 문화 향유의 권리를 조명하며, 장애인의 삶과 사회의 변화를 함께 살펴본다. ‘아름다운 사람들’에서는 음악과 일상 속에서 성장하는 이상헌 씨의 도전을, ‘끝까지 간다’에서는 시각장애인 야구팬들이 마주한 현실을 전한다.
■20년 기타 연습 끝에 이룬 무대, 이제는 일상 속 자립을 준비하는 이상헌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에는 클래식 기타리스트 이상헌 씨와 그의 곁을 지켜온 가족이 살고 있다. 어린 시절 자폐성 장애 중증 진단을 받은 이상헌 씨는 학교생활 동안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가족은 상처받은 아들이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갈 수 있도록 곁에서 힘이 되어줬다.
어머니 김경식 씨와 아버지 이명우 씨는 아들이 좋아하는 일을 통해 세상과 만날 수 있도록 기다려줬다. 상헌 씨는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스킬자수와 종이접기 같은 취미를 즐기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갔다.
특히 클래식 기타는 상헌 씨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특별한 도구가 됐다. 20년 넘게 꾸준히 연습한 기타 실력으로 UN 본부 무대에 올랐고, 아부다비에서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와 협연하며 클래식 기타리스트로서 꿈꾸던 순간을 맞았다.
하지만 가족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찾아왔다. 오랫동안 아들의 생활을 돌봐온 어머니 김경식 씨가 심장 스텐트 시술 이후 건강이 예전 같지 않게 되면서, 상헌 씨가 혼자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36세가 된 상헌 씨는 이제 일상생활 훈련에 도전하고 있다. 쌀을 씻어 밥을 짓는 일부터 칼을 사용하는 방법, 가스레인지를 활용해 볶음밥을 만드는 과정까지 부모와 함께 하나씩 익혀가고 있다.
음악 활동뿐 아니라 사회 안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한 준비도 이어지고 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상헌 씨는 카페 실습에 나서 주문을 받고 커피를 만들며 손님을 응대하는 경험을 쌓는다.
처음 실습에 나선 날, 부모님은 아들의 곁에서 든든한 응원군이 됐다. 스스로 일을 해내는 모습을 지켜본 가족은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고, 상헌 씨 역시 작은 도전을 통해 세상으로 한 발 더 나아간다.
■“야구를 보고 싶다”… 시각장애인 팬들이 마주한 관람 현실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경기장을 직접 찾아 응원하는 문화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 야구팬들에게 야구장 방문은 여전히 쉽지 않은 경험으로 남아 있다.
‘사랑의 가족’에서는 시각장애인 야구팬과 함께 경기 관람 과정을 직접 따라가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확인한다. 예매 과정부터 경기장까지 이동하는 과정, 입장 절차, 관람 환경, 편의시설 이용까지 하나씩 살펴본다.
현재 음성 지원 서비스가 제공되는 프로야구 구장은 전국 9개 구단 홈구장 가운데 일부에 그치고 있다. 경기 정보를 접하는 데 필요한 지원이 충분하지 않아 시각장애인 팬들이 경기 자체를 즐기기까지 넘어야 할 문턱이 존재한다.
장애인 좌석 부족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경기장에 도착하더라도 원하는 위치에서 경기를 즐기기 어렵거나, 동행인의 도움 없이는 이동이 불편한 경우가 많다.
야구는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기는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지만, 누구나 같은 조건에서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은 아직 부족하다. 프로그램은 시각장애인 팬들의 경험을 통해 스포츠 관람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전한다.
이상헌 씨의 자립 도전과 시각장애인 야구팬들의 목소리는 장애인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힌다. KBS1 ‘사랑의 가족’ 3127회는 25일 오전 11시 10분 방송된다.
뉴스컬처 김재성 kisng10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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