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 중 하나는 배우 조인성이 말을 타고 숲과 도로를 질주하는 추격신이다. 조인성은 이 장면을 위해 3개월간 승마 훈련을 받았고, 대부분의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 그렇다면 영화 속 장면은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영화는 영화다. 서러브레드의 최고 속도는 시속 60㎞ 안팎, 세계기록은 70.35㎞에 이른다. 하지만 숲길은 경마장과 다르다. 나무와 바위가 많은 험지에서는 안전을 위해 속도를 크게 줄일 수밖에 없다. 영화처럼 자동차와 맞먹는 속도로 숲을 질주하는 장면은 극적 연출에 가깝다.
말은 오래 전력 질주하지도 못한다. 경주마가 최고 속도를 유지하는 시간은 길어야 2분 남짓이다. 실제 추격이라면 질주와 감속을 반복하며 체력을 안배해야 한다.
극 중 달리는 말 위에서 사람을 끌어올리는 장면 역시 현실에선 쉽지 않다. 다만 조선시대 기마 무예인 ‘마상재’처럼 숙련된 기수와 훈련된 말이라면 가능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현호 역을 맡은 서범식이 무술감독 출신이라는 점도 장면의 완성도를 높였다. 물론 전문 인력과 안전 장비가 갖춰진 촬영 환경에서만 가능한 동작이다.
한 마리 말에 성인 두 명이 함께 타는 장면도 잠깐은 가능하지만, 오래달리기는 어렵다. 승마 업계는 말 체중의 20% 이내를 적정 하중으로 본다. 성인 두 명이 올라타면 말의 부담이 커져 속도와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말 위에서 총을 쏘는 장면도 완전한 허구는 아니다. 우리 전통 기마 무예인 기사처럼 말 위에서 무기를 다루는 기술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다만 총성에 놀라지 않도록 전문적인 둔감화 훈련을 받은 촬영용 말이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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