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이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로 도피시킨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피의자로 공수처의 수사를 받던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키기 위해 호주대사에 임명한 뒤 출국·귀국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지시를 내린 혐의로 특검팀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7월 발생한 해병대원 사망사건 조사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장관직 탄핵을 추진하자 같은 해 9월 사임했고, 이듬해 3월 호주대사에 전격 임명된 후 호주로 출국했다.
하지만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11일 만에 귀국했고, 대사에 임명된 지 한 달도 안 돼 같은 달 사임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이른바 'VIP 격노' 전화를 받은 이 전 장관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가 진전되면 자신도 수사 대상이 되는 것을 우려해 호주대사 임명을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이날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려는 사적인 목적과 당시 총선을 앞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 전 장관을 호주로 도피시켰다"며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을 단순히 방해한 데 그치지 않고, 그 작용 자체를 무력화해 국가의 범죄 수사권을 정면으로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외교부와 법무부라는 국가권력의 핵심기관들이 어떤 방식으로 한 사람을 형사사법 절차 밖으로 내보내는 데 동원됐는지를 설명해 준다"며 "고위 공직자들의 위계와 상호 신뢰를 이용해 형사사법 절차를 무력화했다는 점에서 죄질을 더욱 무겁게 하는 사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특검팀은 범인도피 혐의로 함께 기소된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당시 국가안보실장)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또한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는 징역 3년을, 심우정 전 검찰총장(당시 법무부 차관)에 대해선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전 장관과 심 전 차관에게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도 적용됐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 사건'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조 전 실장과 장 전 실장은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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