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선박 대행·경호업체·모텔 업주 감금 혐의 수사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박성제 기자 = 최근 부산의 한 모텔에서 발생한 외국인 선원 추락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현장 관련자들을 감금 혐의로 입건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부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선박 대행업체 대표 A씨, 경호업체 대표 B씨와 직원 2명, 선원들이 묵었던 모텔 업주 C씨 등 현재까지 모두 5명을 감금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C씨는 참고인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입건 대상으로 추가됐다.
A씨 등은 선원들이 머물던 모텔 객실의 문을 외부에서 잠근 채 선원들을 관리한 혐의를 받는다.
추락사고는 지난 21일 오전 3시 28분께 부산 사상구 한 모텔 8층에서 발생했다.
당시 인도네시아 국적의 20대 남성 D씨와 30대 남성 E씨가 객실 이불을 찢어 만든 임시 로프를 창문 밖으로 늘어뜨린 뒤 이를 타고 내려오다가 21m 높이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D씨가 숨졌으며 E씨는 다리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쳐 수술받은 뒤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두 사람은 한국에 오기 전까지 서로 모르는 사이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해당 모텔에는 D씨와 E씨를 포함해 2개 객실에 총 20명이 10명씩 나누어 투숙하고 있었다.
이들은 선원 취업을 목적으로 김해공항으로 입국해 곧바로 중국 원양어선으로 승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박 입항이 지연되면서 해당 모텔에서 하룻밤을 대기하게 됐다.
선원들이 머물던 모텔 문은 밖에서만 잠글 수 있는 구조였으며, 복도에는 경호업체 직원 2명이 배치돼 이들을 감시했다.
중국 선박 대행업체는 "선박 입출항 수속을 대행하는 업무만 할 뿐 선원 감금에 관여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D씨와 E씨는 승선하지 않고 국내에 불법 체류하며 취업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E씨는 이전까지 3번 정도 원양어선에 승선했었고, 이번 승선을 위해 100여만원을 부담한 데 이어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 이상의 돈을 배상하도록 약정했다.
이번 일로 최초에 선원들을 모집했던 한 현지 대행업체는 인도네시아 현지의 B씨 가족에게 8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와 인권연구소 이한숙 소장은 "이번 일에는 대만, 중국, 한국 등 3개 대행업체는 물론 경호업체까지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게 다친 선원은 한국으로 오기 위해 이미 빚을 졌고, 중국 원양어선이 아닌 대만 원양어선을 타는 줄로 알고 있었다"며 "사실상 인신매매 피해자와 다를 것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선원들의 입국부터 승선까지 대행업체와 경호업체의 관리 방식에 관한 문제점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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