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일제히 역대 최대 또는 이에 준하는 실적을 거뒀다. 은행 부문이 견조한 이자이익으로 실적을 방어한 가운데 증시 호황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와 자산관리 수요 확대가 증권·수수료 부문 실적을 끌어올리며 비은행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 합계는 11조3392억원에 달했다.
24일 금융지주들이 발표한 상반기 실적에 따르면 KB금융이 3조884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 3조4427억원, 하나금융 2조4029억원, 우리금융 1조6090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3조884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신한금융도 전년 동기 대비 13.3% 늘어난 3조442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4.4% 증가한 2조4029억원으로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우리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1조609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금융지주별로 실적의 절대 규모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은행의 안정적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6조4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3조6292억원으로 33.3% 급증했다. 특히 순수수료이익이 2조9612억원으로 50.6% 늘어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은행과 증권 등 자본시장 관련 수수료이익이 증가한 데다 카드 실적 회복이 더해졌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6조1585억원으로 7.7% 늘었고 비이자이익은 2조6381억원으로 19.7% 증가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감소했지만 증권수탁수수료를 중심으로 수수료이익이 고르게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이자이익 4조8082억원과 수수료이익 1조4874억원을 합친 핵심이익이 6조29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특히 수수료이익은 증시 호황에 따른 자산관리 관련 수수료 증가로 37.7% 급증했다.
우리금융 역시 상반기 순영업수익이 5조7227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자이익은 4조6597억원으로 3.2% 늘었고 비이자이익은 1조630억원으로 20% 증가했다. 은행 WM사업과 자본시장 부문의 수수료 수익 확대가 비이자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증시 활황의 수혜를 가장 크게 본 곳은 증권 부문이었다. KB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79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급증했다. 신한투자증권도 5777억원으로 123.1% 늘었고, 하나증권은 2731억원으로 155.7% 증가했다. 우리투자증권은 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금융지주들은 증권을 비롯한 비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을 통해 수익 구조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4%까지 확대됐다. 특히 증권의 이익 기여도는 21% 수준으로 높아졌다. 신한금융의 비은행 부문 손익은 1조3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3% 증가했다.
하나금융 역시 증권 부문을 중심으로 비은행 실적이 개선됐으며, 우리금융은 보험사 편입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비은행 부문 이익 기여도가 22.3%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상반기 6.9%에서 3배 이상 높아진 수준이다.
은행 실적도 대체로 견조했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4585억원으로 8.5%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2조2254억원으로 1.7% 늘었고 하나은행은 2조1211억원으로 1.7%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1조37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금융지주들은 대손비용과 일회성 비용, 환율 변동성 등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관리 기조를 이어갔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94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했고, KB금융의 대손충당금전입비율도 0.39%로 개선됐다. 우리금융의 대손비용은 9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지만 2분기에는 1분기보다 16.7% 감소했다.
하나금융은 보험손익 감소와 기업 회생 관련 충당금,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환산 손실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음에도 수수료이익 증가와 리스크 관리로 실적 증가세를 이어갔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KB금융은 하반기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고 주당 1155원의 분기 배당을 결의했다. 올해 전체 주주환원 규모는 약 3조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은 하반기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소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선다. 올해 연간 현금배당 1조4000억원까지 고려하면 총 주주환원 규모는 2조80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3분기 중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을 추진하고 주당 1155원의 분기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를 기존 10% 이상에서 12%로 높이고 주주환원율 목표를 50% 이상으로 설정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강화했다.
우리금융은 하반기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총 35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3% 증가하며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가 된다. 2분기 배당금은 주당 220원으로 결정했다.
금융권에서는 하반기에도 금융지주들의 실적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 가능성이 있는 반면, 가계대출 규제와 경기 불확실성, 대손비용 증가 가능성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증시 거래대금과 자산관리 수요가 이어질 경우 증권·수수료 등 비이자 부문이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를 보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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