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중동 정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길목으로, 봉쇄 가능성만으로도 국제유가와 해상운임, 보험료 등 글로벌 시장 전반이 출렁인다.
국내 산업계 역시 중동발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산업계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국방 수요 확대를 기대하는 반면, 조선업계는 에너지 안보 강화 흐름 속 LNG운반선·원유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발주 증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철강·배터리 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확실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으며, 항공·석유화학업계는 국제유가와 원료 가격 상승이라는 직접적인 부담에 직면했다.
같은 중동 리스크라도 업종별 영향은 엇갈리고 있다.
<뉴스락>뉴스락>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업종별 '기상도'로 짚어봤다.
안보·에너지 수요 사이클 탄 방산·조선 '맑음'
미국-이란 간 무력 충돌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지만 국내 방산업계의 분위기는 오히려 밝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수록 중동 국가들의 국방력 강화와 무기 도입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해외 수출을 기반으로 실적과 수주잔고를 쌓아온 국내 방산업계는 올해 들어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7510억원, 영업이익 63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21% 증가했다.
특히 지난 1월 노르웨이와 체결한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천무 다연장유도미사일 수출 계약이 반영되면서 지상방산 부문 수주잔고는 역대 최대인 39조7000억원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4분기 일시적인 실적 둔화를 겪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들어 해외 수주 확대 효과가 본격 반영되며 반등했다.
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D&A) 역시 중동 수출 효과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1679억원, 영업이익 171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7%, 56.1% 증가했다. UAE 천궁-Ⅱ 사업 매출이 본격 반영된 데다 천궁과 해궁 등 유도무기 양산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수주잔고는 25조31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약 14조원이 수출 물량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고 수주잔고도 26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천궁-Ⅱ의 중동 수출 확대를 기반으로 해외 사업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역시 해외 수출을 발판으로 역대 최대 1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KAI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927억원, 영업이익은 67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6.3%, 43.4%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T-50i와 폴란드 FA-50PL, 말레이시아 FA-50M 등 완제기 수출 매출이 전년보다 79.5% 급증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KAI는 KF-21 양산과 FA-50 수출 확대를 기반으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동 시장에서도 전투기뿐 아니라 위성과 유·무인 복합체계(MUM-T)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을 앞세워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방산업계는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질수록 수출 기회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동 국가들이 드론과 미사일 위협 증가에 대응해 단일 무기체계보다 방공망과 지휘통제를 포함한 통합 방어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천궁-Ⅱ, FA-50, KF-21, 유도무기 체계 등에 대한 관심도 이어질 전망이다.
조선업계 역시 중동 리스크를 기회로 바라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LNG운반선과 원유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국내 조선 3사(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는 올해도 고부가 선박 중심의 수주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대형 원유운반선(VLCC)과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을 시작으로 초대형가스운반선(VLGC), LNG운반선 등을 잇달아 수주하며 상반기 기준 연간 수주 목표의 약 67%를 달성했다.
한화오션도 LNG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오션은 올해 1분기 매출 3조2099억원, 영업이익 441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 71% 증가했다. LNG운반선 비중 확대와 생산성 향상, 고환율 효과가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여기에 미국 필리조선소를 거점으로 미국 해군 MRO 사업과 상선 건조 시장까지 공략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LNG운반선과 FLNG(부유식 LNG 생산설비) 등 고부가 선종을 중심으로 수주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LNG 프로젝트 재개와 에너지 안보 강화 기조가 이어질 경우 추가 발주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동 정세가 불안해질수록 각국은 에너지 공급망과 안보를 동시에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이는 LNG 관련 선박과 방산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의 중장기 수주 기회를 확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운업계 3개월간 장마 끝...홍해 우회에 운임 '쑥'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해운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해상 물류 차질과 보험료 상승 등 비용 부담이 커졌던 가운데, 원유 운송 수요 증가와 운임 상승으로 일부 해운사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특히 컨테이너선과 원유운반선 등 선종에 따라 영향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해운업계에서는 중동 리스크를 바라보는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7187억원, 영업이익 269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56% 감소했다.
실적 부진의 배경에는 해운 운임 하락과 비용 증가가 자리했다. 올해 1분기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평균은 1507포인트로 지난해 평균보다 하락했고, 글로벌 경기 둔화와 선복 공급 증가로 주요 항로 운임도 약세를 보였다.
HMM은 중동 지역 긴장에 따른 운항 차질과 연료비 상승 역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둔화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중동발 긴장이 장기화하면서 홍해 우회 운항과 미국의 관세 인상 전 선적 수요가 맞물려 해상 운임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운임 상승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2분기부터 HMM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운임 상승이 실적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만큼 하반기에도 견조한 수익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원유를 운송하는 탱커선 시장은 중동발 긴장의 대표적인 수혜 영역으로 떠올랐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원유 공급망 불안이 커졌고, 이에 따라 우회 운송 수요와 장거리 원유 운송 수요가 증가하면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운임이 상승했다.
특히 VLCC 선대를 적극적으로 확보해온 장금상선은 이번 중동 리스크 상황에서 주목받는 해운사로 평가받고 있다.
대규모 원유운반선 선대를 기반으로 글로벌 원유 운송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운송 거리 증가와 운임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도 탱커선 시장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동산 원유 운송 차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체 운송 수요가 발생하고, 이는 선박 수요 증가와 운임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의 호황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기반한 만큼 변동성 역시 크다고 보고 있다. 갈등이 완화될 경우 운임이 빠르게 조정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동 리스크는 해운업 전체에 동일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선종과 운송 품목에 따라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다"며 "컨테이너선은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원유운반선은 공급망 불안이 운송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발 불확실성 확대...자동차·철강·배터리는 '흐림'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제조업계를 다시 흔들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중동 정세 불안까지 겹치며 원자재 가격 상승, 해상 물류 차질, 환율 변동성 확대라는 복합 악재가 현실화되고 있다.
자동차·철강·배터리 업계는 고부가 제품 확대와 비용 절감으로 충격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올해 실적 개선 전망에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는 실적 방어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외 변수 확대에 긴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9조2153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지만,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와 우호적인 환율 효과에 힘입어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글로벌 전동화 차량(xEV) 판매는 26만662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고, 하이브리드 판매는 18만7661대로 역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수익성은 둔화됐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2조8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5.8%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품사 화재에 따른 생산 차질, 글로벌 자동차 수요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정학적 이슈와 경쟁 심화로 전 세계 자동차 산업 수요가 감소하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며 하반기 신차 출시와 생산 정상화를 통해 연간 가이던스 달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아 역시 중동 지역 정세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역대 최대 판매와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기아는 올해 2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 85만1639대, 매출 33조37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12.6%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판매가 확대되며 평균판매단가(ASP)가 개선됐고, 전동화 차량(xEV) 판매도 29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조6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다. 국내와 서유럽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판매 인센티브 정책과 환율 상승에 따른 판매보증충당금 증가, 미국 자동차 관세 영향 등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영업이익률은 8%를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 저점 이후 3분기 연속 개선세를 이어갔다.
자동차 업계는 당장 생산 차질보다 국제유가와 환율, 해상 물류비 상승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부담이 커지고 글로벌 소비 심리까지 위축될 수 있어 하반기 실적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철강업계는 중동 리스크로 인한 에너지 가격과 원료 조달 불확실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원유를 직접 사용하는 비중보다 원료와 전력 비용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지만,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은 생산비 부담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건설 경기 침체와 글로벌 공급 과잉,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기존 악재까지 겹친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7조8760억원, 영업이익 7070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아르헨티나 리튬 상업생산과 포스코퓨처엠 흑자 전환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철강 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 별도 기준으로는 환율 상승과 원료비 부담이 이어지며 수익성 개선 속도가 제한됐다.지난해 4분기에도 포스코는 원료비 상승과 공장 수리 영향으로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제철 역시 올해 1분기 매출액 5조739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57억원에 머물렀다. 이는 전분기 대비 63.7% 감소한 수준이다. 환율 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실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4분기 원자재 가격 안정 효과로 연간 영업이익 2192억원을 기록하며 반등 조짐을 보였지만, 중동 리스크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철강업계는 전력 인프라용 강재, 데이터센터용 제품 등 고부가 제품 확대를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시장 둔화와 함께 중동발 공급망 리스크라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다. 고유가 상황은 에너지저장장치(ESS) 확대라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원재료 조달과 물류 비용 상승 가능성은 부담 요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북미 ESS 생산 거점 초기 비용과 전기차 물량 감소 영향으로 영업손실 207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220억원에 이어 적자가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시장 확대 가능성에 기대를 걸면서도 공급망 불확실성과 비용 관리 대응을 주요 과제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556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56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992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은 64.2% 축소됐다.
AI 데이터센터용 BBU와 고부가 원통형 배터리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지만, 중동발 원가 부담과 전기차 수요 둔화는 여전히 변수다.
SK온 역시 올해 1분기 영업손실 349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4414억원보다 개선됐지만 북미·유럽 전기차 시장 회복 지연과 비용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
자동차·철강·배터리 업계는 현재까지 고부가 제품 확대와 비용 절감으로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 원자재 가격 확대, 물류비 증가, 글로벌 소비 둔화라는 연쇄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정세 불안은 단기적으로는 공급망 관리 문제지만 장기화될 경우 기업들의 원가 구조 자체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와 고부가 제품 확대를 통해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유가 직격탄 맞은 항공·석화…중동 리스크 장기화에 '비상'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항공과 석유화학 업계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 항공유와 나프타 등 핵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는 데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공급망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항공업계는 원가 구조상 유가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항공유는 전체 비용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비용 항목으로, 국제유가 상승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최근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되자 항공사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매출 5조19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2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26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은 비용 부담 확대였다. 대한항공은 2분기 연료비로만 1조513억원을 지출했으며,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같은 기간 10%에서 5.2%로 낮아졌다.
다만 중국·일본 노선 환승 수요 확대와 중동 지역 항공편 축소에 따른 환승객 증가가 일부 실적 방어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한항공은 하계 성수기 여객 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유류비 부담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 증권가에서도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이 항공업계 수익성을 압박하는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증권사들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항공유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강세가 연료비 등 영업비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대한항공의 수익성을 끌어내릴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역시 긴장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 4982억원, 영업이익 64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국제선 수요 회복과 기단 효율화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하지만 LCC는 대형 항공사보다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만큼 비용 상승을 운임에 즉각 반영하기 어렵다.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이 이어질 경우 하반기 수익성 개선 흐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KB증권은 지난 16일 제주항공이 올해 1분기 흑자를 뒤로하고 2분기에는 932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력 노선인 일본·동남아 지역의 업황 부진에 더해 중동발 긴장에 따른 연료 수급 불안으로 정유비 부담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업계는 원료 공급망 불안이라는 또 다른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원료인 나프타 상당량을 중동 지역에서 조달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와 석유화학 원료가 이동하는 핵심 통로인 만큼 봉쇄 가능성만으로도 원료 가격과 물류비 상승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석유화학 업계가 이미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장기간 침체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업황 회복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동발 원료 불안까지 겹치면서 실적 개선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2조2468억원, 영업손실 4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적자로 전환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원료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래깅 효과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중동발 원료 공급 불확실성은 회복세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매출 4조9905억원, 영업이익 73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원료 래깅 효과와 생산 운영 최적화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실적 개선이 본격적인 업황 회복보다는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에 따른 방어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나프타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가 이어질 경우 수익성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계는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며 "중동 리스크로 원료 확보 경쟁과 비용 부담까지 커질 경우 체질 개선 노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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