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는 '수박'·원숭이는 '선풍기'…전주동물원의 폭염 극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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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수박'·원숭이는 '선풍기'…전주동물원의 폭염 극복기

연합뉴스 2026-07-24 15:41: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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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지친 동물에 소고기 등 특식 제공…"수영·샤워도 도와"

폭염 특식으로 나온 수박 폭염 특식으로 나온 수박

(전주=연합뉴스) 김문경 기자 = 폭염 특보가 내려진 24일 전북 전주 동물원에서 아시아코끼리 캄돌이가 특식으로 제공된 수박을 입에 넣고 있다. 2026.7.24 door@yna.co.kr

(전주=연합뉴스) 김문경 기자 = "날씨가 더워진 만큼 동물들에게 수분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공급해 주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이미 기온이 30도를 웃돈 24일 전북 전주동물원.

저온 창고에서 수박을 꺼낸 사육사들이 코끼리사 안으로 들어서자 건초를 먹던 아시아코끼리 캄돌이(1990년생)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걸어와 우리 사이로 코를 쑥 내밀었다.

사육사가 코 위에 수박 한 덩이를 올려주자, '빠지직'하며 으깨지는 소리와 함께 수박은 순식간에 캄돌이의 입 안으로 통째로 들어갔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한 번에 다 먹었네"라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코 위에 올려주세요' '코 위에 올려주세요'

(전주=연합뉴스) 김문경 기자 = 폭염 특보가 내려진 24일 전북 전주 동물원에서 사육사가 아시아코끼리 캄돌이의 코에 수박을 올려주고 있다. 2026.7.24 door@yna.co.kr

한 통으로는 부족했는지 이내 코를 우리 밖으로 다시 뻗은 캄돌이는 '아직 양이 안 찬다'는 듯 코를 좌우로 흔들어대며 칭얼댔다.

이를 확인한 사육사는 웃으며 다시 코에 수박을 올려줬고, 캄돌이는 이날 준비한 수박 세 통을 전부 먹고 나서야 만족한 듯 육중한 몸을 돌렸다.

아시아코끼리를 담당하는 유동혁 사육사는 "여름이 오면 한 달에 한 번씩은 동물에게 수박처럼 수분이 풍부한 과일·채소 등 특식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늘이 최고' '그늘이 최고'

(전주=연합뉴스) 김문경 기자 = 폭염 특보가 내려진 24일 전북 전주 동물원에서 얼룩말이 그늘에 서서 쉬고 있다. 2026.7.24 door@yna.co.kr

무덥기로 이름난 아프리카 출신 동물들도 전주의 폭염에 지치기는 마찬가지.

코끼리사 인근 초원 방사장에서는 얼룩말과 타조가 더위를 피하기 위해 천막 아래로 속속 모여들었다.

얼룩말은 뜨거운 햇볕에 지쳤는지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고, 타조 역시 날개를 축 늘어뜨린 채 그늘에 기대 휴식을 취했다.

'어디서 바람이' '어디서 바람이'

(전주=연합뉴스) 김문경 기자 = 폭염 특보가 내려진 24일 전북 전주 동물원에서 원숭이가 선풍기 앞에 놓인 과일을 먹고 있다. 2026.7.24 door@yna.co.kr

이날 동물원은 실내에 머무르는 동물들을 위해서도 '여름 선물'을 준비했다.

원숭이사에는 원숭이들이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전주동물원이 올해 새로 구비한 선풍기가 비치됐다.

처음 선풍기를 본 원숭이들은 어색한 듯 멀찍이 피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자 돌아가는 날개 앞에서 바람을 쐬며 야금야금 바나나를 먹었다.

전주동물원은 앞으로도 동물들이 폭염을 이겨낼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주동물원 관계자는 "육식동물들에게는 영양소와 에너지 함량이 높은 소고기 등 특식을 계속 주고 있다"며 "물을 좋아하는 동물들은 수영장 시설을 구비하거나 샤워를 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의 개체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폭염 극복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1978년 문을 연 전주동물원은 경기도 이남에서는 규모(18만여㎡)가 가장 크며 코끼리를 비롯한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어류 등 동물들이 살고 있다.

수년 전 콘크리트와 쇠창살로 덧칠한 동물사 등을 철거하면서 동물과 관람객 모두 행복한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 전주동물원은 시민의 쉼터로, 학생들 소풍 장소로, 연인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do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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