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가사1부는 24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판결이 확정된 다음 날부터 모두 갚는 날까지 연 5%의 이자도 지급하도록 했다.
이번 판결로 최 회장이 마련해야 할 현금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하며 그룹 차원의 재무 전략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최 회장은 현재 ㈜SK 지분 1297만5472주(17.90%)를 비롯해 SK디스커버리 보통주 2만1816주(0.12%)와 우선주 4만2200주(3.22%), SK케미칼 우선주 6만7971주(3.21%), SK텔레콤 303주, SK스퀘어 196주, SK실트론 지분 29.4% 등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SK실트론이 꼽는다. ㈜SK 지분은 그룹 지배력과 직결되는 만큼 처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 SK그룹은 지난해부터 SK실트론 매각을 추진해 왔다. 매각 대상은 SK실트론 지분 70.6%며 두산이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아직 본계약은 체결하지 않았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높아지며 SK실트론의 몸값도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그룹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매각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도 이전보다 낮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최 회장 개인의 현금 확보 필요성이 커지며 상황은 달라졌다. 특히 최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29.4%까지 거래에 포함될 경우 재산분할 재원 마련에도 상당 부분 활용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31일 열리는 SK㈜ 이사회가 매각 향방을 가를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사회에서는 SK실트론 매각 진행 여부와 향후 협상 방향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매각 방침이 확정될 경우 장기간 멈춰 있던 두산과의 협상도 다시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항소심보다 부담은 줄었지만 9440억원도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라며 "최 회장 입장에서는 현금 확보가 필요한 만큼 SK실트론을 포함한 자산 유동화 작업에 속도를 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지는 미지수다. 최 회장 측이 판결문을 검토한 뒤 대법원에 다시 상고할 가능성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 파기환송심 선고 직후 최 회장 측 대리인은 "약 20년에 가까운 혼인 해소 과정에서 작년 대법원 판결로 이혼이 확정되었고 오늘 재산분할의 파기환송심 판결이 있었다"라며 "최태원 회장은 지금까지 이혼 과정에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판결문 검토 후 상고 여부를 밝히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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