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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처와 이혼한 A씨는 황당한 일로 경찰 조사를 앞두게 됐다. 전처의 노트북을 사용하던 중 우연히 화면에 뜬 전처의 사적인 챗GPT 대화 내용을 본 것이 화근이었다.
결혼 생활 중에는 서로 비밀번호를 공유하며 노트북을 사용했던 사이지만, 이혼 후 이뤄진 이 행위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라는 고소로 이어졌다. A씨는 과연 범죄자가 되는 걸까?
"원래 같이 쓰던 노트북인데"…우연히 본 대화에 고소당한 남성
A씨는 작년 7월 전처와 이혼했다. 이혼 과정에서 전처에게 받아야 할 돈 약 2,000만원이 있었고, 소송 끝에 조정이 성립돼 올해 5월 돈을 지급받았다. 그런데 이후 전처는 여러 사유를 들어 A씨를 고소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다. A씨는 결혼 생활 중 서로의 노트북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고 종종 함께 사용했다.
사건 당시에도 전처의 노트북을 사용하던 중, 화면에 '이혼하고 싶다'는 취지의 챗GPT 대화 내용이 떠 있는 것을 보게 됐다.
이후 A씨는 전처에게 카카오톡으로 "챗GPT에서 내 욕을 하는 내용을 봤다"고 이야기했고, 전처는 이를 근거로 A씨를 고소했다.
혐의 핵심은 '정당한 접근권한'…"우연히 봤다는 점 증명해야"
변호사들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는지를 두고 '정당한 접근권한'이 있었는지와 대화 내용을 '우연히' 보게 된 것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고의로 정보를 찾아본 것이 아니라면 혐의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는 "의도적인 해킹이나 비밀번호 도용이 아니라 공유 중이던 화면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정황을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평정 김단 변호사도 결혼 생활 중 서로 노트북 사용을 허락했던 관계임을 적극적으로 소명하면 혐의를 벗을 수 있다고 봤다.
김 변호사는 "이미 화면에 표시된 내용을 우연히 확인한 것이므로, 고의적·적극적 비밀 탐색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핵심이다"고 말했다.
다만 법무법인 한강 이주한 변호사는 "당시 이미 이혼한 이후였는지, 노트북 사용에 대한 동의가 계속 존재했는지 등은 수사기관이 면밀히 살펴볼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별도의 보안장치를 해제한 것이 아니라 사용 중이던 노트북 화면에서 우연히 확인한 것이라면 법 위반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찰 조사에선 "호기심에 봤다"는 말 절대 금물
변호사들은 조사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특정 표현을 피해야 한다고 공통적으로 조언했다. 특히 고의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진술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한강 고용준 변호사는 "'호기심에 계속 찾아봤다', '평소에도 자주 확인했다'와 같이 불필요하게 접근 범위를 넓히는 취지의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대청 이승현 변호사도 "'전처를 의심해서 확인했다'는 식의 표현은 불필요하게 고의성을 의심받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며 "기억이 불명확한 부분은 억지로 단정하지 말고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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