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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B씨의 결혼을 앞두고 그의 충격적인 비밀을 들은 A씨. B씨가 사실은 이혼 경험이 있는 '돌싱'이라는 것이었다.
A씨는 B씨의 약혼녀인 C씨가 안타까운 마음에 이 사실을 전했다. 하지만 모든 것은 B씨의 장난이었고, 결국 두 사람은 파혼했다.
이제 B씨는 A씨에게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파혼으로 인한 금전적 피해까지 책임지라고 요구한다. 친구의 거짓말을 사실로 믿고 전달했을 뿐인데, A씨는 정말 법적 책임을 져야 할까?
"비밀인데 나 돌싱이야"…친구 거짓말에 파혼, 책임은 나에게?
A씨는 절친한 친구 B씨로부터 "사실 나 돌싱인데, 약혼녀 C에게는 비밀로 해달라"는 말을 들었다.
평소 C씨를 여리고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A씨는 C씨가 이 사실을 모른 채 결혼하는 것이 안타까워 결국 "B는 돌싱이니 결혼하지 말라"고 털어놨다. C씨는 A씨의 동의를 얻어 이 대화를 녹취했다.
결국 B씨와 C씨는 파혼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B씨가 돌싱이라는 말은 전부 거짓말, 즉 장난이었던 것이다.
B씨는 A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파혼에 이르게 했다며 고소와 함께 금전적 손해배상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A씨는 B씨가 그런 말을 했다는 녹취 등 증거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 불안에 떨고 있다.
허위사실 명예훼손, '거짓인 줄 알았는가'가 핵심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변호사들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내용이 거짓인 것을 넘어, 말을 한 사람이 '그것이 거짓임을 알고 있었는지(고의)'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윤승진 변호사는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적시한 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알면서도(고의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로 전파해야 한다"며 "A씨는 B씨 본인으로부터 직접 말을 듣고 이를 진실로 믿은 상태에서 전달한 것이므로,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는 고의성이 결여되어 처벌 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베테랑 나상호 변호사도 "형사책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의"라며 "이야기를 들은 경위가 분명하고 사실로 믿을 만한 근거가 있었다면, 허위성에 대한 인식 즉 고의를 다툴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상대가 먼저 거짓말을 했고 그걸 그대로 옮긴 것이라면, 책임의 무게는 원래 거짓말을 한 쪽으로 상당 부분 넘어갈 수 있다"고 짚었다.
법적으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제2항)는 그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행위자가 인식했어야 성립하며, 이에 대한 입증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증거 없는데 괜찮을까?…파혼 손해배상 책임은?
A씨가 걱정하는 것처럼 B씨의 거짓말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은 불리한 요소다. B씨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 곤란해질 수 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직접 증거가 없더라도 처벌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봤다. 법무법인 한강 고용준 변호사는 "B가 스스로 비밀이라며 돌싱이라고 말했고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 알리지 말라고 했다는 점이 중요한 정황이 될 수 있다"며 "B가 녹취가 없다는 점을 들어 부인할 수 있지만, 수사기관은 A씨의 일관된 진술과 당시 전후 사정, C의 진술 등을 종합해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B씨가 주장하는 파혼에 따른 금전적 손해배상 책임 역시 A씨가 전부 부담할 가능성은 작다. 법무법인 연우 남부분사무소 백지예 변호사는 "파혼 비용 전부를 곧바로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대방이 먼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 파혼의 직접 원인, 상대 연인의 판단 등이 함께 검토된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일로 채민수 변호사는 "B가 장난으로 그런 말을 했다면 오히려 허위 정보의 출발점이 B였다는 사정을 주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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