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조선업 초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하청노동자 원청 교섭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여름휴가가 끝나는 다음 달부터 재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 2월 4일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2조6,884억원, 영업이익 1조1,09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7%, 영업이익은 366.2% 늘어난 수치로,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이후 확정(감사 후) 실적은 매출 12조7,835억원, 영업이익 1조1,676억원으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실적 개선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4월 27일 2026년 1분기 매출 3조2,099억원, 영업이익 4,41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70.6% 늘었다. 증권가는 2026년 연간 영업이익을 대체로 1조5,000억~1조9,000억원대로 전망하고 있으며, 유안타증권 등 일부는 2조원 이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수주도 순항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6월 12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4척을 8,001억원에, 7월 15일에는 북미 선주로부터 VLCC 2척을 3,943억원에 수주했다. 6월 29일에는 한국수력원자력 컨소시엄이 추진하는 서남권 해상풍력(800㎿)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7월 1~2일에는 사업비 7조8,000억원 규모의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됐다.
실적 호조와 달리 하청노동자와의 갈등은 풀리지 않고 있다. 사용자 개념을 확대한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이 지난 3월 10일 시행된 이후,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는 한화오션에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10차례에 걸쳐 이를 거부했다.
노동위원회는 하청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4월 16일,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6월 15일 재심에서 각각 한화오션의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교섭이 성사되지 않자 경남지노위는 지난 7월 2일 쟁의조정 신청 사건에 대해 조정중지를 결정했고, 이에 따라 두 노조는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했다.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파업권을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노조는 이미 파업 찬반투표도 마쳤다. 웰리브지회는 지난 6월 18~19일 실시한 투표에서 조합원 437명 중 406명이 참여해 342명(84.2%)이 찬성했고,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도 6월 29일~7월 3일 진행한 투표에서 74.6%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한화오션은 노동위 결정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 22일 서울행정법원에 중앙노동위 결정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같은 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인석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은 "한화오션이 끝내 단체교섭을 거부한 이상 여름휴가 뒤인 오는 8월부터 또다시 모든 것을 걸고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이날 8월 재파업 방침을 공식화했다. 갈등의 배경에는 정규직과 하청노동자 간 임금 격차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화오션 정규직 1인 평균급여는 9,700만원인 반면, 노조는 하청노동자 임금이 정규직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하청노동자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6~7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은 조선업 불황기 삭감된 임금 30%의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51일간 파업을 벌였다. 사측은 당시 파업으로 8,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으나, 이 중 일부인 470억원에 대해서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파업은 임금 4.5% 인상 등을 조건으로 타결됐다.
이 소송은 3년간 이어지다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8월 24일)한 지 두 달 뒤인 지난해 10월 28일, 한화오션이 소송을 조건 없이 취하하기로 하는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마무리됐다. 법원의 소취하 절차는 같은 해 11월 2일 완료됐다.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를 둘러싼 별도의 법적 분쟁도 이달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부산고법 창원제2민사부는 지난 9일 옛 대우조선해양 시절 해고됐다가 복직한 청원경찰 19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호봉정정 등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였던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한화오션이 2021년 청원경찰을 직접 고용하며 신설한 '보안직' 직군에 상여금·휴가비 등을 지급하지 않는 별도 임금체계를 적용한 것이 무효라고 판단하고, 기존 단체협약에 따라 호봉을 재산정해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한화오션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폴리뉴스 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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