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약 두 달 만에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주요 항로까지 위협받으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5월 말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배럴당 91달러를 넘어서는 등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유가 급등은 중동 정세 불안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바브알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공격하고, 미국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원유 공급망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항로가 동시에 영향을 받는 '이중 병목'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 해협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동서 송유관을 통해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원유를 수송한 뒤 바브알만데브 해협을 거쳐 수출해 왔다. 하지만 홍해 항로마저 불안해지면서 사실상 대체 수출로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유조선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거나 수에즈 운하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나면서 운송 기간은 최대 2주 이상 길어지고, 해상 운임과 보험료 상승으로 원유 운송 비용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원유 공급 충격을 완화할 비축유 여력이 줄어든 점도 유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원유 재고와 전략비축유(SPR) 모두 지난해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공급 차질 발생 시 대응 능력이 이전보다 약화됐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5~110달러 구간에서 저항을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중재국들이 추진 중인 미국과 이란의 임시 휴전이 성사되지 않거나 해상 운송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120~130달러까지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휴전 합의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 및 홍해 항로의 안전이 확보되고 원유 운송이 정상화될 경우 최근 급등한 국제유가도 점차 안정세를 되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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