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준 더봄] 의사와 치과의사, 무엇이 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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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준 더봄] 의사와 치과의사, 무엇이 다를까요?

여성경제신문 2026-07-24 13:00:00 신고

소아치과 진료실 /게티이미지뱅크
소아치과 진료실 /게티이미지뱅크

어릴 적 제게 치과는 그리 친숙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충치가 생기면 가서 치료를 받고, 심하게 흔들리는 이는 뽑고, 연세가 많은 분들은 틀니를 맞추는 곳. 아마 당시 대부분의 국민들이 알고 있던 치과의 모습도 그 정도였을 것입니다.

그런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치과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어릴 적부터 치과의사를 꿈꾸었던 것은 아닙니다. 당시 입시 결과에 맞추어 치과대학에 입학하게 되었고, 대학에 들어간 뒤에도 미래를 거창하게 설계하기보다는 당장 눈앞의 시험을 통과하는 것이 더 큰 관심사였습니다. 치과대학에서는 한 과목이라도 F학점을 받으면 유급할 가능성이 높았기에, 우선은 한 학년씩 무사히 올라가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렇게 6년의 대학생활을 마치고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수련과 진료를 거치며 직접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비로소 치과의사라는 직업의 의미를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대학 시절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질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왜 치과대학은 의과대학과 따로 존재할까?'

내과, 외과, 소아과, 정형외과처럼 의과의 여러 전문 분야 가운데 하나가 치과여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실제로 치과대학에서도 해부학, 조직학, 생리학, 약리학 등 인체 전반을 배우며 구강이 전신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공부했습니다. 그렇다면 더욱 의과와 치과가 하나의 체계 안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제가 고등학생이던 시절에는 일부 선생님들조차 치과를 단순히 '이를 치료하는 곳' 정도로만 생각하셨습니다. 제가 치과대학에 지원하려 하자 "의과대학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만류하시던 분도 계셨습니다. 그만큼 당시에는 치과라는 학문의 전문성이 지금처럼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치과의 다양한 치료 영역.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임플란트, 치열 교정, 교정된 치열, 충치 치료 /게티이미지뱅크
치과의 다양한 치료 영역.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임플란트, 치열 교정, 교정된 치열, 충치 치료 /게티이미지뱅크

세월이 흘러 어느덧 치과의사가 된 지 36년째를 맞고 있는 지금, 저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치과는 의과의 한 분야가 아니라, 독자적인 의료 영역입니다.’

그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역사입니다. 오래전에는 이를 뽑거나 틀니를 만드는 일이 일반 의학과는 다른 기술 영역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1840년 미국 볼티모어에서 세계 최초의 치과대학이 설립되었습니다. 당시 의과계에서는 치과학을 하나의 독립된 학문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치과의사들이 스스로 교육기관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현대 치과대학의 출발점이 되었고, 이러한 교육 체계는 세계 여러 나라로 퍼져 나갔습니다.

둘째는 학문의 특수성입니다. 치과는 단순히 치아만 다루는 학문이 아닙니다. 치아와 잇몸은 물론 턱뼈, 턱관절, 얼굴뼈, 구강 점막, 침샘 등 구강악안면 전체를 연구하고 치료합니다. 이 영역은 기능과 구조가 매우 독특하여 별도의 전문적인 교육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셋째는 치료 방법의 차이입니다. 치과에서는 수십 가지의 재료를 다루고, 육안으로 보기 어려운 작은 공간에서 머리카락보다 더 정밀한 작업을 반복합니다. 사용하는 기구와 장비, 치료 과정, 재료공학까지 의과와는 상당히 다른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치과의사가 구강 X레이 사진을 보면서 환자와 진료상담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치과의사가 구강 X레이 사진을 보면서 환자와 진료상담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넷째는 학문의 방대함입니다. 현대의 치과학은 이미 하나의 대학 과정을 모두 채울 만큼 폭넓은 분야로 발전했습니다. 오늘날 치과에는 구강내과, 구강악안면외과, 소아치과, 치과교정과, 치주과, 치과보철과, 치과보존과, 영상치의학과, 구강병리과, 예방치과, 통합치의학과 등 11개의 전문과목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시지만, 치과 역시 의과 못지않게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학문인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36년 동안 환자를 진료하며 깨달은 것은 역사나 학문적인 이유만이 아닙니다. 치과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을 치료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먹고, 말하고, 웃고, 표정을 짓습니다. 그 모든 일은 입과 치아, 그리고 얼굴이 함께 만들어 냅니다. 앞니 하나가 빠진 사람은 음식을 씹는 기능뿐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웃는 일조차 망설이게 됩니다. 턱관절이 아프면 식사는 물론 대화하는 것조차 힘들어집니다. 구강 건강은 단순히 치아 몇 개의 문제가 아니라 영양 섭취와 발음, 외모, 자신감, 대인관계까지 이어지는 삶의 질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그래서 치과는 단순히 충치를 치료하는 곳이 아닙니다. 사람의 건강한 식생활을 지켜 주고, 자연스러운 미소를 되찾아 주며,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의료의 한 축입니다. 몸의 건강과 마음의 건강이 만나는 지점에 치과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치과 진료용 도구들 /게티이미지뱅크
치과 진료용 도구들 /게티이미지뱅크

36년 전, 치과대학 신입생이었던 저는 '왜 치과는 의과와 따로 있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치과는 의과와 경쟁하는 분야도, 의과의 일부도 아닙니다. 사람의 건강을 위해 서로 협력하면서도 각자의 전문성을 지닌 또 하나의 독립된 의료 영역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이해하는 순간, 치과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조금은 달라질 것이라 믿습니다.

여성경제신문 전승준 (소아치과)치과의사
pedojune@hanmail.net

전승준 소아치과 전문의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30년째 소아청소년 진료에 매진하고 있는 드림분당예치과병원 원장이다. 어려운 이들을 위한 봉사 진료와 주위에 선한 영향력을 나누는 삶을 지향하며, 100세 이상까지 현역으로 진료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다. 치과 지식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글쓰기를 통해 환자 및 보호자와의 따뜻한 소통을 이어가는 중이다.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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