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겉으로 FC안양은 화려함보단 투지, 능동보단 수동의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유병훈 감독의 안양이 주가를 높일 때마다 부각된 건 단연코 ‘공격 축구’다. 올 시즌도 '물어뜯는 좀비 축구'를 앞세워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2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19라운드를 치른 FC안양이 부천FC1995를 3-2로 격파했다. 이로써 안양은 지난 광주FC전 무승부 결과를 극복하고 다시금 승리 흐름을 되찾았다. 승점 27점을 확보, 순위도 6위로 끌어올렸다. 7위 인천유나이티드와 승점 동률이지만, 더 많은 골을 넣은 안양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부천전 전까지 안양은 아쉬운 공격력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올 시즌 아일톤, 유키치의 부상, 스트라이커 엘쿠라노의 부진 등 외국인 자원이 리그 중반부부터 힘을 더하지 못했다. 국내파 공격진도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외국인 공격 자원의 이탈 및 부진으로 국내 자원의 득점력이 관건이 됐지만, 이날 전까지 최건주 3골, 김운 2골 등 충분치 못했다. 특히 직전 광주전에서 전후반에 걸쳐 나온 두 차례의 일대일 찬스를 최건주, 문성우가 놓치면서 큰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유 감독은 가용 자원을 탓하지 않았다. 광주전 무승부 후 득점력 개선을 위한 공격 조합과 전술 움직임을 수정하겠다고 공언했다. 짧은 시간임에도 주중 이어진 부천전에서 그 성과가 곧장 연출됐다. 이날 안양은 지난 10라운드 광주 원정 이후 3개월 만에 3골 이상을 뽑아냈다. 득점 과정도 하나같이 선수 간 호흡과 적극성이 돋보였다.
선수 한 명에 의존하기보단 ‘콤비네이션’이라는 표현이 적합했다. 마테우스 개인 능력에 의존했던 그전 과정과는 달리 좁은 공간에서 과감한 패스 연계를 통해 물러선 상대 수비의 균열을 일으켰다. 바로 전 단계에서는 높은 위치부터 물어뜯듯 달려드는 압박도 인상적이었다. 부천전 전체적인 공격의 모양새는 확실히 ‘개인’보다 ‘조합’의 느낌이 강했다.
전반 20분 최건주가 문성우와 공을 주고받으며 한차례 수비진을 흔든 뒤 엘쿠라노와 절묘한 원투패스를 시도했다. 엘쿠라노의 바깥 발로 툭 찍어 올린 패스가 부천 수비진을 완벽히 녹였고 박스로 움직인 최건주가 받아 마무리했다. 후반 15분에는 강지훈이 박스 앞에서 마테우스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수비를 허물었다. 마테우스의 킬패스가 수비 사이를 파고들었고 강지훈이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두 장면 사이에 나온 득점도 조직적인 전방 압박이 눈에 띄었다. 후반 6분 중원에서 볼 다툼이 벌어졌다. 안양 공격진이 끈질기게 압박하자 부천은 여유롭게 공을 돌리지 못했다. 결국 센터백 이재원의 백패스가 짧았고, 이를 마테우스가 놓치지 않고 탈취해 일대일 상황에서 마무리했다.
부천전 승리 후 유 감독은 “콤비네이션이나 패턴 플레이는 항상 매주 서로 발을 맞추고 있다. 월드컵 휴식기 때 시작과 끝 동안 한 게 마무리 훈련이다. 그동안 결과를 못 냈었는데 선수들이 마무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새롭게 영입된 외국인들도 기대를 가질 수 있게끔 하는 플레이가 나왔다. 우리가 공격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라며 부천전을 기점으로 공격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뜻을 밝혔다.
6위 안양은 상위권 팀에 버금가는 득점력을 갖고 있다. 이날 3골을 더한 안양은 어느새 팀 득점 3위(26골)까지 올라섰다. 안양보다 더 많은 득점을 한 팀은 선두 FC서울(34골), 4위 울산HD(27골) 뿐일 정도로 리그 상위 수준의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유 감독의 안양이 그동안 보여준 강점은 수비보다 공격에 있다.
실제로 안양은 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좀비’ 같은 이미지와 달리 공격적인 운영을 펼칠 때 깊은 인상을 주곤 했다. 지난 2024시즌, 2025시즌 모두 수비 라인을 내릴 때 어려움을 겪었고 오히려 중간 이상으로 높일 때는 좋은 경기력으로 원하는 결과를 챙겨올 때가 많았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현재 19경기 중 11경기에서 선취골을 기록했는데 결과는 6승 5무다. 선제 득점 후 패한 적은 없지만, 오히려 동점 실점을 헌납하며 승점을 잃은 경기가 꽤 됐다. 이때 실점 장면 대부분은 수비 라인이 낮을 때 나왔다. 부천전 한 점 차 리드를 지킬 수 있던 요인도 상대의 맹추격을 상대로 라인을 높인 뒤 공세를 유지한 점을 무시할 수 없었다.
부천전은 유 감독의 안양이 왜 '공격할 때 가장 안양다운 팀'인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높은 위치에서 공을 빼앗고 빠르게 마무리하는 안양의 색깔이 세 골 모두에 담겼다. 안양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한 해답도 결국 수비가 아니라 공격에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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