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을 사 오면 담겨 있던 비닐 포장 그대로 냉장고에 넣어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두면 며칠 못 가 표면이 미끈해지고 물러지거나, 하얀 곰팡이 같은 것이 피어 버리기 일쑤다. 아까워서 큼직하게 사 왔다가 절반도 못 쓰고 버린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버섯이 곰팡이의 일종이라 곰팡이가 안 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습기만 맞으면 균사가 왕성하게 번지는 성질이 있어서, 물기가 도는 비닐 안에서는 오히려 곰팡이가 순식간에 늘어난다.
버섯이 무르고 상하는 결정적인 원인은 물이다. 그래서 버섯은 비닐에 밀봉하기보다, 습기를 빨아들이는 종이봉투에 담아 두는 것이 훨씬 오래 신선하게 두는 방법이다.
버섯을 무르게 하는 물기의 정체
버섯은 대부분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겉으로 물을 더 머금으면 금세 흐물거린다. 비닐봉지에 담아 두면 버섯이 내뿜은 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봉지 안쪽에 물방울로 맺히는데, 이 물기가 버섯에 도로 닿으면서 무름과 곰팡이를 부른다.
그래서 씻어서 보관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물에 한 번 씻으면 스펀지처럼 물을 빨아들여 그때부터 상하기 시작하니, 흙이나 이물질은 마른 키친타월이나 부드러운 솔로 살살 털어 내고 먹기 직전에만 살짝 씻는 것이 좋다.
씻더라도 물에 오래 담그지 말고 흐르는 물에 재빨리 헹궈 바로 조리하는 편이 낫다.
정리하면 버섯에게 물기는 신선함을 앗아 가는 가장 큰 적인 셈이다. 사 온 뒤부터 먹기 전까지, 되도록 물과 습기를 멀리하는 것이 버섯을 오래 두고 먹는 핵심이다.
종이봉투에 담아 세워 두는 요령
가장 좋은 방법은 종이봉투에 담아 보관하는 것이다. 종이가 버섯 주위의 남는 습기를 알맞게 빨아들여, 봉지 안에 물이 차지 않고 버섯이 보송하게 유지된다.
종이봉투가 없다면 키친타월로 감싼 뒤 비닐봉지에 넣되 입구를 완전히 막지 말고 살짝 열어 두어도 된다. 빵이나 과일을 담아 온 종이봉투를 버리지 않고 두었다가 쓰면 요긴하다.
넣는 자세도 신경 쓰면 좋다. 버섯은 눕히기보다 세워서 냉장고 신선칸에 두면 제 무게에 눌려 뭉개지는 것을 줄일 수 있고, 봉투 윗부분을 한두 번 접어 두면 형태가 잡힌다.
온도가 낮고 습도가 적당한 신선칸이 버섯에는 가장 잘 맞는 자리다. 냉기가 세게 닿는 안쪽 벽면은 피해 두는 것이 좋다.
이미 살짝 물러진 버섯이라면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 겉이 조금 미끈한 정도이고 냄새가 괜찮다면 익혀서 바로 먹을 수 있지만, 색이 거뭇하게 변했거나 물컹하게 짓무르고 쉰내가 난다면 아깝더라도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오래 두고 먹을 생각이라면 손질해 살짝 볶거나 데쳐서 냉동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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