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련의 Artist Life_Exhibition #41] 다시 바라보는 여름, 일곱 개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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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련의 Artist Life_Exhibition #41] 다시 바라보는 여름, 일곱 개의 시선

문화매거진 2026-07-24 11:12: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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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매거진=정혜련 작가] 여름을 생각하면 흔히 뜨거운 햇볕과 바다, 계곡 같은 풍경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한 계절을 기억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에게 여름은 눈부신 생명력의 계절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래된 추억이나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일 수 있다. 같은 여름을 지나면서도 저마다 바라보는 풍경과 마음은 다르다.

▲ 전시 포스터 / 사진:갤러리재재&아트앤갤러리 제공
▲ 전시 포스터 / 사진:갤러리재재&아트앤갤러리 제공


갤러리 재재에서 열리는 2026 작가육성 공동기획전 ‘재재: 다시 봄(JeJe: Re-View)’은 이러한 서로 다른 시선을 한 공간에 모은 전시다. 전시 제목 ‘다시 봄’에는 지난 것을 새롭게 바라본다는 의미와 함께, 익숙한 대상과 감정을 작가의 시선으로 다시 발견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번 전시에는 HAN, 김희경, 김가리, 이한주, 정혜련, JOYDY, 윤혜신 작가가 참여한다. 주제는 ‘나만의 여름, 그리고 전통’이다. 여름을 단순히 특정한 풍경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경험하고 기억한 여름의 정서와 감각을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전통 역시 과거의 양식을 그대로 반복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래된 이미지와 상징, 한국적인 기억과 정서를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고, 이를 새로운 화면과 이야기로 이어간다.

▲ 전시 관련 이미지 / 사진: 정혜련 제공
▲ 전시 관련 이미지 / 사진: 정혜련 제공


일곱 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만큼 전시 안의 여름은 하나의 모습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같은 계절과 전통을 출발점으로 삼았지만, 각 작품은 서로 다른 색과 리듬, 재료와 서사를 지닌다. 어떤 작품에서는 익숙한 전통 소재가 낯선 모습으로 변주되고, 또 다른 작품에서는 개인의 기억과 감정이 오늘의 이미지로 다시 태어난다. 관람객은 작품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작가마다 다르게 포착한 여름과 마주하게 된다.

▲ 전시 관련 이미지 / 사진: 정혜련 제공
▲ 전시 관련 이미지 / 사진: 정혜련 제공


참여 작가인 나 역시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내가 기억하는 여름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나에게 여름은 강렬한 더위보다는 커다란 나무 그늘과 잘 익은 열매, 바람을 느끼며 잠시 쉬어가던 시간에 가깝다. 바쁘게 움직이기보다는 몸과 마음의 속도를 늦추고, 평범한 일상 안에 자리한 행복을 돌아보는 계절이다.

출품작 ‘Dreams Come Tree’는 조선시대 최석환의 ‘포도도’를 모티프로 제작했다. 전통 회화 속 유려한 포도덩굴의 생명력과 풍요를 바탕으로, 그 사이에 나의 캐릭터 ‘몽다’와 ‘다몽이’를 등장시켰다. 몽다는 요가와 명상을 하거나 잠을 자며 휴식을 취하고, 다몽이는 나무줄기를 따라 자유롭게 움직인다. 꿈은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열매처럼 천천히 자라고 익어간다는 생각을 담았다.

▲ 전시 관련 이미지 / 사진: 정혜련 제공
▲ 전시 관련 이미지 / 사진: 정혜련 제공


‘행복송이’는 신사임당의 ‘묵포도도’를 모티프로 한다. 먹으로 표현된 전통 포도의 이미지를 현대적인 색채로 바꾸고, 포도덩굴 사이에 다몽이를 더했다. 포도알 하나하나가 모여 풍성한 송이를 이루듯, 삶의 행복 역시 작고 소소한 순간들이 모여 완성된다는 의미를 담은 작품이다. 함께 출품한 ‘HDH.DBDBD’에는 행복과 꿈, 건강을 소중히 여기며 매일을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다. ‘HDH’는 Happy, Dream, Healthy, ‘DBDBD’는 ‘Don‘t Worry, Be Happy, DaeBak Day’의 약자다. 특별한 일이 일어난 날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잘 살아온 오늘, 앞으로 맞이할 모든 하루가 이미 ‘대박 같은 날’이라는 이야기다.

▲ 전시 관련 이미지 / 사진: 정혜련 제공
▲ 전시 관련 이미지 / 사진: 정혜련 제공


이번 전시에서 나의 작품은 일곱 개의 시선 가운데 하나다. 각 작가가 풀어낸 여름과 전통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도 한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 차이를 비교하고 감상하는 과정이 공동기획전이 지닌 중요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관람객 역시 특정한 해석에 머물기보다 작품을 바라보며 자신의 여름과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이다. 전통은 오래된 것이지만 고정된 것은 아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얻고, 다음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익숙한 계절과 전통을 일곱 명의 작가가 각자의 방식으로 다시 보고, 오늘의 감각으로 옮겨 놓은 자리다. 인사동의 여름 한가운데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일곱 명의 작가가 펼쳐 놓은 서로 다른 풍경을 만나보기를 권한다. 한 작품 앞에서 오래 머물러도 좋고, 작품과 작품 사이의 차이를 발견해도 좋다. 전시장을 나설 때는 관람객의 마음속에도 자신만의 여름 한 장면이 새롭게 떠오르기를 바란다.

[전시 정보]
2026 GalleryJeJe x ArtNGallery 작가육성 공동기획전
‘재재: 다시 봄 (JeJe: Re-View)’
참여 작가: HAN, 김희경, 김가리, 이한주, 정혜련, JOYDY, 윤혜신
전시 기간: 2026년 7월 15일(수)~7월 27일(월)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전시 장소: 갤러리 재재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5-2,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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