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당 40만자 써야…다른 문장 안 쓴다고 감사 대상 되나"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서울 고등학교 일부 교사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속 문장을 '복붙'(복사 붙여넣기)해 사용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두고 교원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과 서울교사노동조합은 24일 서울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적 맥락을 배제한 기계적 과잉 감사를 재검토하고, 통계의 과장된 제시로 교사들에게 집단적 낙인을 씌운 데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두 단체는 "이번 감사는 교육적 판단이 필요한 학생부를 문장 일치 여부와 중복 인원으로 재단하고, 기록이 형식화된 원인은 살피지 않은 채 그 책임을 교사의 불성실로 돌렸다"고 비판했다.
또 "감사원이 51명 이상 중복으로 기재했다고 분류한 교원은 803명으로, 중복 기재 교원 1만5천377명의 5.2%"라며 "그런데도 감사원은 '1만5천377명'이라는 거대한 숫자를 전면에 내세워 수많은 교사가 학생을 제대로 관찰하지 않은 '복붙 교사'로 오인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두 단체는 서울 고교 교사의 경우 학기당 많게는 40만자에 이르는 학생부를 써야 한다며 "불가능에 가까운 기록 노동을 부과하면서 학생마다 입시에 유리한 서로 다른 문장을 작성하라고 요구하고, 이를 해내지 못하면 감사와 조치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행정이냐"고 따져 물었다.
앞서 감사원은 2021∼2024년 서울시 소재 239개 고등학교의 학생부 작성 실태를 점검한 결과, 803명의 교원이 51명 이상 학생의 세부특기사항에 동일 내용을 기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한 문장을 여러 학생의 학생부에 돌려썼다는 것이다.
그러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교조 서울지부 등 교원단체는 교사를 위축시키는 감사를 중단하고 교육을 가로막는 제도와 관행을 손봐야 한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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