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노동은 명분…트럼프, 대법 제동에도 신규 관세 마이웨이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강제노동은 명분…트럼프, 대법 제동에도 신규 관세 마이웨이

연합뉴스 2026-07-24 09:41:51 신고

3줄요약

소송에 덜 취약 판단…강제노동 의혹 큰 중국에 여타 국가와 비슷한 관세

과잉생산 관세 등도 발표 예정…이란전으로 추락한 지지율에 도움 미지수

301조 관세 1차 파고 넘긴 韓, 대미 관계 풀어내며 15% 사수 숙제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3일(현지시간) 60개 경제주체에 부과한 관세는 '강제노동'을 명분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상 위법 판결을 받은 상호관세를 대체하는 목적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연방대법원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관세정책을 강행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관세 부과의 근거로 무역법 301조를 동원한 것도 법정 공방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오후 5시께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60개 경제주체에 10∼12.5%의 '강제노동 관세'를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EU)을 포함한 60개 경제주체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제대로 막지 못하면서 거의 100년간 관련 규제를 시행해온 미국의 무역에 피해를 준다는 것이 USTR의 논리다.

1974년 마련된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관행과 정책에 관세 부과 등으로 대응할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한다.

미국이 강제노동 제품 규제 미비를 명분으로 내세우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연방대법원에 가로막혀 위법 판결을 받은 상호관세의 공백을 메우려는 의도라는 게 중론이다.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국가별 상호관세에 대해 지난 2월 위법판결했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가 부당하다는 취지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장 150일간 부과 가능한 무역법 122조상의 '10% 글로벌 관세' 카드를 꺼내 들고는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 '강제노동 관세'를 준비해왔다. 10%의 글로벌 관세가 만료되기 7시간 전 강제노동 관세를 확정, 공백 없이 관세가 유지되도록 한 것이다.

60개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한정했지만, 이들 국가가 미국 수입품의 99%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미국의 무역파트너 전부를 대상으로 신규 관세를 부과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만 철강이나 알루미늄, 자동차 등은 별도의 품목 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이번 강제노동 관세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였던 피터 해럴은 뉴욕타임스(NYT)에 "USTR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관세 부과를 위해 강제노동 조사를 구실로 삼고 있다"면서 강제노동은 명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무역법 301조를 관세 부과의 근거로 동원한 데는 법적 공방 대응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관세 부과에 대해서도 무효 소송 제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동안 여러 차례 관세 부과의 근거가 돼 비교적 법적 토대가 분명한 무역법 301조를 활용함으로써 패소를 피하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상호관세 부과에) 채택한 성급한 접근보다 소송에 덜 취약한 것으로 여겨지는 법을 이용했다"면서 "가능한 모든 무역상의 권한을 동원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규제가 트럼프 행정부 목적이라면 한국을 비롯한 여타 국가에 12.5%를 부과하고, 국제사회로부터 강제노동 지적을 장기간 받아온 중국에도 동일 세율을 적용한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행정부에 비해 중국의 강제노동 의혹을 비롯해 국제사회의 인권 사안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지고 상황이 확전일로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대표 경제정책인 관세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전날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강제노동 관세를 곧 확정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이 행정부가 사용하는 구체적인 권한은 바뀌었지만, 무역전략은 바뀌지 않았다. 우리는 관세를 계속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각 분야에서의 대표 정책을 고수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관세정책의 고수가 실제로 추락한 지지율에 득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란전쟁으로 유가를 비롯한 물가 인상이 미국 기업과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관세정책 고수가 생필품 가격 인상 흐름을 촉발해 추가적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 '과잉생산 관세'도 머지않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USTR은 지난 3월 강제노동과 과잉생산 두 분야에서 조사를 개시했으며 한국은 두 가지 다 대상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수단을 동원해 별도의 관세를 휘두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30년 제정된 관세법 338조를 내세워 캐나다에 최근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는데 96년간 관세 부과에 사용되지 않던 법조항을 시험해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렀다.

1962년 제정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미 상무부가 조사 중인 사안도 여러 건이다. 이 조항을 적용하면 대통령이 국가안보상의 이유로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한국 앞에 주어진 과제는 미국의 공세적인 관세 정책을 어떻게 방어하느냐다.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관세를 매기겠다는 의도는 여러 차례 확인됐기 때문이다.

일단 301조 강제노동 관세는 예상했던 수준인 12.5%로 결정됐다. 앞으로 나올 과잉생산 관세는 강제노동 관세와 합쳐 미국과 기존 무역 합의를 통해 설정한 15%를 넘지 않도록 한미관계를 원만히 관리해야 할 숙제가 남았다.

nari@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