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시그넷 통합 R&D 센터. 사진=SK시그넷 제공
SK㈜가 전기차 충전기 자회사 SK시그넷을 상장폐지한 뒤 매각한다. 전기차 캐즘으로 충전 인프라 시장의 회복이 지연되자 추가 투자 부담을 줄이고, 자본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핵심 성장사업에 집중하려는 SK그룹 리밸런싱의 일환이다.
SK㈜는 24일 코넥스 상장사인 SK시그넷 보통주에 대한 공개매수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8200원으로 최근 1개월 거래량 가중평균가격보다 20% 이상 높다. 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 달 24일까지이며 SK는 최대 약 1000만주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공개매수가 끝나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잔여 지분을 확보하고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SK는 올해 4분기까지 SK시그넷을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뒤 내년 1분기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은 수익성 회복이 더딘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SK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으로 해석된다. 충전기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둔화한 상황에서 추가 자금을 투입하기보다 새 주인을 찾아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SK시그넷은 1998년 설립된 전기차 급속·초급속 충전기 업체로 2021년 SK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미국 생산거점을 마련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와 충전 인프라 투자 지연, 현지 공장 운영비 부담이 겹치며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SK시그넷은 2022년 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2023년 1494억원, 2024년 2428억원, 2025년 48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손실 규모는 줄었지만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며 독자적인 현금 창출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SK는 이번 매각으로 추가 출자 부담을 덜고 확보한 재원을 AI와 반도체 등 성장 분야에 재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폐지 후 지분 100%를 확보하면 이해관계가 단순해져 인수 후보자와의 협상과 사업 구조조정도 보다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SK는 포괄적 주식교환에 앞서 공개매수를 실시해 소액주주에게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처분할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은 주주의 지분은 이후 주식교환 방식으로 취득한다.
SK 관계자는 "이번 주식 공개매수는 SK시그넷 매각 추진에 앞서 소액주주 가치 제고 차원에서 책임경영 의무를 다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현재 100% 완전자회사 편입 후 매각한다는 방향 외에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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