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환율관찰대상국 또 유지…“원화 약세, 펀더멘털과 안 맞는다” 구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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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국 환율관찰대상국 또 유지…“원화 약세, 펀더멘털과 안 맞는다” 구두 경고

뉴스로드 2026-07-24 08:26: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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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와 달러화/연합뉴스
원화와 달러화/연합뉴스

[뉴스로드]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포함한 10개 국가를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하면서도, 한국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급격한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원화 약세가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과는 맞지 않는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며 사실상 구두 경고성 메시지도 재확인했다.

미 재무부는 23일(현지시간) 연방 의회에 제출한 반기 보고서 ‘주요 교역 상대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에서 한국,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독일, 아일랜드, 스위스, 태국 등 10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 명단에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지난 1월 보고서에서도 모두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번 보고서는 2025년 한 해 동안의 주요국 거시경제와 외환시장 동향을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재무부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2024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5.3%에서 2025년 6.6%로 확대됐다며 “이는 거의 전적으로 상품무역이 견인한 것으로, 주로 반도체와 기타 기술 관련 제품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원화는 지속적인 절하 압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호조로 외화가 유입됐음에도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이어진 배경으로는 국내 기관·개인의 해외 주식투자 확대가 지목됐다.

재무부는 “국민연금을 포함한 일반정부의 해외주식 보유 증가액이 연중 410억달러로, 2024년의 80억달러에서 크게 증가했다”며 “대부분 환헤지되지 않은 상태여서 원화 약세 압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비은행 금융기관과 가계의 해외 주식투자도 원화 절하 요인으로 꼽혔다. 관련 자금 유출 규모는 2024년 340억달러에서 2025년 730억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고, 특히 2025년 4분기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25년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300억달러 넘게 해외 주식을 매입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며, 한국은행은 이를 ‘독특한 현상’(unique phenomenon)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재무부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지난 1월 14일 미국을 방문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의 회동에서 원화 가치 하락이 “한국의 강력한 펀더멘털(경제 기초 여건)과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원화 약세에 대한 미국 측의 구두 개입성 발언이 공식 보고서에 다시 명시된 셈이다.

한국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서는 “(원화) 절하 압력 속에서 과도한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5년 한 해 동안 약 28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순매도했으며, 이는 GDP의 약 1.5%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225억달러가 환율이 급등한 2025년 4분기에 집중됐다.

또한 한국은행의 선물환 순매수 포지션은 2024년 12월 170억달러에서 2025년 5월 310억달러까지 늘었다가 이후 거의 모두 소진돼 2025년 12월에는 13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서는 전했다. 재무부는 국민연금도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한국은행과의 통화스와프를 활용하고 달러화 자산을 매도함으로써 원화 절하 압력을 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외환시장 제도 개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보고서는 “한국 관계 당국은 한국 내 외환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참여 제한을 완화하는 데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중기적으로 시장의 유동성과 가격 발견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2016년 4월 이후 7년여 동안 환율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하다가 2023년 11월 명단에서 한 차례 제외됐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전인 2024년 11월 다시 관찰대상국에 포함됐고, 이번 보고서에서도 그 지위가 유지됐다.

미국은 2015년 제정된 무역촉진법에 따라 자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상위 20개국의 거시경제와 환율 정책을 평가한다. ▲150억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 ▲GDP의 3% 이상에 해당하는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최소 8개월간 달러를 순매수하고 그 금액이 GDP의 2% 이상인 경우 등 세 가지 기준 중 두 가지를 충족하면 환율 관찰대상국, 세 가지 모두에 해당하면 심층분석 대상국으로 지정된다.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분석 대상국들 가운데 “명백한 환율 조작은 없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중국에 대해서는 강한 우려를 표했다.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은 환율 정책과 관행의 투명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 주요 교역상대국 가운데 계속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투명성 부족을 이유로 “향후 위안화 절상을 저지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공식적·비공식적 개입 증거가 드러날 경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이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한 가운데, 중국을 향한 미국의 견제 수위가 높아지면서 동아시아 통화정책을 둘러싼 긴장감도 함께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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