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명분 자사주 소각 회피…우군 확보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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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명분 자사주 소각 회피…우군 확보 '꼼수'

데일리임팩트 2026-07-24 08:00: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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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 7월 23일 11시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산업 울산 아라미드 공장 전경. (출처=태광산업)


태광산업이 자사주 소각 대신 활용을 선택하면서 시장의 시선이 다시 지배구조로 향하고 있다. 회사는 M&A 재원 확보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하지만, 충분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상황에서 자사주를 활용하는 배경에는 투자재원 확보보다 지배력 강화 의도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고수익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과 신규 성장사업 진출을 위해 자사주 활용 방침을 공개했다.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을 승인받아 M&A 과정에서 자사주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시행된 개정 상법은 원칙적으로 보유 자사주 소각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경영상 목적이 인정되면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보유하거나 처분할 수 있다. 태광산업은 이 예외 규정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자사주 활용의 실익보다 활용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최근 2년간 도산공원빌딩과 흥국생명 사옥, 코트야드메리어트 남대문 등을 매입하고 부동산 시행사 대여금을 포함해 3012억원을 집행했지만,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원을 웃돈다. 자금 여력이 충분한 상황에서 PBR 0.2배 수준의 저평가된 자사주를 M&A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보다 다른 목적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핵심은 지분 구조다. 태광산업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53.19%, 자사주가 24.41%, 기타 주주가 22.40%를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제3자에게 처분되는 순간 의결권이 부활한다. M&A 과정에서 전략적 투자자(SI)나 사모펀드(PEF) 등에 자사주를 교환하거나 현물출자할 경우 해당 투자자는 자연스럽게 우호주주로 편입된다. 자사주가 단순한 투자재원이 아니라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특히 OK캐피탈 등과 연합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지분율이 5% 미만에 그치는 가운데, 자사주 24.41%가 우호지분으로 전환될 경우 최대주주 측의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최근 태광산업이 사모펀드와 접촉하며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점도 이러한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태광산업 주주구성 및 유동주식현황.


이 과정에서 태광산업과 트러스톤 간 갈등도 재점화되고 있다. 트러스톤은 "저평가된 자사주를 M&A에 활용하는 것은 헐값 신주 발행과 다르지 않다"며 "주주가치 제고 원칙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우호지분 확보 논란 끝에 철회된 교환사채(EB) 발행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시장에서는 태광산업이 24%가 넘는 자사주를 보유하면서도 소각 계획은 제시하지 않은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자사주 활용이 기업가치 제고보다 소각 의무를 우회하고 향후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트러스톤은 "M&A를 명분으로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게 유지하려는 의도가 의심된다"며 "지난 8년간 이어진 회사의 주주 대응은 동업 관계의 신뢰를 흔들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논란의 본질을 '자사주 활용'이 아니라 '자사주의 귀속'으로 보고 있다. 자사주가 성장 투자의 수단이 될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지분으로 기능할지는 향후 태광산업이 내놓을 구체적인 처분 계획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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