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환의 스포츠인사이트] 우리의 청춘을 품은 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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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환의 스포츠인사이트] 우리의 청춘을 품은 잠실

한스경제 2026-07-24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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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지난 11일 서울 잠실야구장 철거 전 마지막 올스타전을 기념해 열렸다. /연합뉴스
2026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지난 11일 서울 잠실야구장 철거 전 마지막 올스타전을 기념해 열렸다. /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문성환 교수 | 올해를 끝으로 잠실종합운동장의 많은 시설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주경기장을 제외한 야구장과 실내체육관 등은 새로운 미래를 위한 개발을 앞두고 하나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대는 변하고 도시는 발전한다. 하지만 어떤 공간은 철거가 아니라 추억으로 남는다. 잠실이 바로 그런 곳이다.

잠실은 단순한 스포츠 시설이 아니었다. 한국 스포츠가 성장한 무대였고, 수많은 선수의 꿈이 시작한 장소였다. 야구팬들은 응원가를 목이 터지라 불렀고, 축구 팬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을 외쳤다. 농구와 배구, 육상과 콘서트까지. 잠실은 언제나 사람들의 웃음과 눈물, 환희와 아쉬움을 품어온 대한민국 스포츠 문화의 상징이었다.

나에게도 잠실은 특별한 공간이다. 어린 시절 처음 프로축구를 보며 선수의 꿈을 키웠던 기억, 스포츠를 직업으로 선택하며 수없이 드나들었던 시간, 해설위원과 스포츠 전문가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본 잠실까지. 그곳에는 경기 결과보다 더 소중한 인생의 장면들이 남아 있다.

도시는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 낡은 시설은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해야 하고, 더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미래형 스포츠 복합공간으로 발전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개발이 과거를 지우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스포츠에는 기록도 중요하지만, 기억은 더 중요하다.

우리는 종종 스포츠의 승패만 기억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우승팀보다 함께 응원했던 사람, 경기 후 먹었던 음식, 친구와 웃으며 돌아오던 길이 더 선명하게 떠오른다. 스포츠는 결국 사람의 추억을 만드는 문화다. 그래서 잠실의 가치는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 숨 쉬었던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였다.

새로운 잠실은 더 화려하고 더 현대적인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다. 세계적인 스포츠와 공연,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그 미래가 더욱 빛나기 위해서는 과거의 시간을 존중하는 마음이 함께해야 한다. 역사가 없는 랜드마크는 오래 사랑받기 어렵다.

잠실을 떠나보내는 지금, 우리는 건물 하나를 잃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스포츠가 걸어온 시간의 한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다. 그 페이지에는 수많은 선수의 땀과 팬들의 함성, 그리고 우리 모두의 청춘이 담겨 있다.

잠실의 추억은 철거되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도 우리의 가슴 속에서, 대한민국 스포츠의 역사 속에서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언젠가 새로운 잠실을 찾게 되더라도, 그 자리에 서면 우리는 분명 같은 말을 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정말 많은 추억이 시작됐었지."

문성환 SH스포츠에이전시 대표, KBS스포츠예술과학원 교수
문성환 SH스포츠에이전시 대표, KBS스포츠예술과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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