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플랫폼 시장이 정체기 속에 양강 체제가 더욱 공고해지면서 업계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외형 성장의 한계에 직면하면서 업체들은 기존 이용자를 플랫폼 안에 오래 머물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독 서비스와 퀵커머스 등 이용자 체류시간을 늘리고 재구매를 유도하는 전략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23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배달 플랫폼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900만명 안팎을 기록하며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2965만명으로 상반기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3000만명 선은 넘어서지 못했다. 신규 이용자 유입이 둔화하면서 시장이 사실상 포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인덱스 관계자는 "배달플랫폼 업종 전체 사용자 규모가 3월 이후 2900만명대에서 횡보하고 있다"면서 "배달 시장 자체의 신규 유입보다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간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양강 구도는 한층 뚜렷해졌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의 지난 6월 MAU는 2269만명으로 업계 1위를 유지했다. 다만 올해 1월(2238만명)과 비교해 MAU 증가율은 1.4%에 그쳤다. 무료 배달 확대와 할인 혜택 등을 앞세운 쿠팡이츠는 같은 기간 이용자가 1265만명에서 1299만명으로 2.7% 늘며 배민을 거세게 추격했다.
반면, 한때 배달앱 '투톱'이던 요기요와 공공배달앱을 대표하는 땡겨요의 이용자는 나란히 쪼그라들었다. 요기요는 지난 1월 431만명에서 6월엔 389만명으로 9.7%(42만명) 감소했다. 땡겨요는 300만명에서 218만명으로 27.3%(82만명) 급감하며 주요 배달앱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정부의 공공배달앱 활성화 소비쿠폰 사업으로 반짝 늘었던 이용자가 지원 종료 이후 빠르게 이탈한 영향이다. 실제 지난해 10~11월(각 345만명) 정점을 찍었던 MAU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했다.
배달앱 시장이 포화 단계에 접어들고 양강 구도가 한층 강화되면서 운영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신규 이용자를 늘리는 것보다 경쟁사 고객을 얼마나 끌어오고, 확보한 고객의 주문 빈도와 이용 충성도를 얼마나 높이느냐가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쿠팡이츠를 운영하는 쿠팡이다. 쿠팡은 구독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을 통해 쇼핑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음식·편의점 배달 서비스 등을 연계하며 고객이 자사 플랫폼 안에 오래 머물도록 하는 '록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실제 구독 전략은 신규 이용자 유치뿐 아니라 기존 고객의 반복 주문을 늘리는 효과를 내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주요 유통 플랫폼의 월평균 결제자는 전반적으로 늘었다. 특히 쿠팡이츠의 증가율이 46.1%로 가장 높았다.
배민은 퀵커머스 서비스인 배민B마트를 앞세워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식료품과 생필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B마트를 통해 이용자의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고, 이를 배달 주문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 중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배달 플랫폼의 경쟁은 이제 단순한 음식 주문 중개를 넘어섰다"며 "쇼핑,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해 고객을 플랫폼 안에 오랫동안 묶어두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음식뿐 아니라 다양한 상품을 아우르는 '라스트 마일(문앞 배송)'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서비스 확장성은 물론 수익성 측면에서도 더 큰 성장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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