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네이버가 제휴 물류사를 하나로 묶은 ‘N배송 FBN(Fulfillment by Naver)’을 앞세워 이커머스 배송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앞서 조단위 투자를 통해 전국 단위 초대형 물류망을 구축한 쿠팡과의 전면전이 불가피해지면서 향후 경쟁 구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16일 N배송 FBN 오픈베타 서비스에 돌입, 본격적인 시장성 검증에 나섰다. 상품 입고 이후 재고 관리와 교환·반품, 고객 응대 등 운영 과정은 네이버가 지원하고, 실제 보관과 출고·배송은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 물류 협력사가 맡는다.
◇물류 관리 한 곳으로…판매자 유입 겨냥한 ‘FBN’
네이버는 기존에도 NFA를 통해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와 풀필먼트 업체를 연결해 왔다. 판매자가 상품과 물량에 맞는 업체를 고르면 제휴사가 보관과 출고·배송을 담당하는 방식이었다.
다만 주문은 네이버에서 확인하고 재고와 출고, 교환·반품은 물류사별 체계에 맞춰 처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제휴사와 배송 유형이 늘수록 판매자가 관리할 절차도 함께 불어났다.
FBN은 실물 물류를 제휴사에 맡기는 틀을 유지하면서 판매자가 거치는 창구만 네이버로 모으는 프로세스다. 다음 달부터 FBN 상품은 전담 택배사가 반품을 자동 수거하고 통합반품센터에서 검수를 맡는다.
네이버 물류 분야는 FBN 시범 운영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몸집이 불어나고 있다. 지난 2월 N배송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71% 증가했다. 네이버는 전체 주문 가운데 N배송 커버리지를 올해 25%, 내년 35% 이상으로 끌어올린 뒤 3년 안에 절반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직접 운영 VS 제휴 연결…물류 셈법 갈렸다
쿠팡은 물류센터와 배송 인력을 직접 확보하고 직매입 상품을 중심으로 자체 물류 체계를 구축했다. 센터에 들어온 상품의 보관과 포장, 출고, 배송, 반품까지 직접 관리해 전 과정에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이 같은 구조는 상품 구색과 당일·익일 배송, 무료배송·무료반품 등 멤버십 혜택을 하나의 구매 과정으로 묶는 기반이 됐다. 대규모 투자비와 고정비를 떠안는 대신 소비자가 주문부터 반품까지 같은 서비스를 경험하도록 통제하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상품을 직접 매입하거나 전국 물류망을 보유하는 대신 기존 물류사의 시설과 배송망을 활용한다. 직접 투자와 유휴시설 부담을 덜고 제휴사와 판매자를 추가해 N배송 범위를 빠르게 넓히는 전략이다.
쿠팡이 자금을 투입해 입고 이후 과정을 직접 통제한다면 네이버는 판매자와 물류사를 연결하고 관리 절차를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였다. 운영 통제력과 투자 부담을 두고 양사의 선택이 갈린 셈이다.
◇관리 편해졌지만…비용·물량 문턱 그대로
FBN을 이용해도 N배송 솔루션 이용료는 기존과 같다. 네이버는 상품가의 1.5%를 그대로 적용한다.
부담은 다른 곳에서 발생한다. 상품을 미리 입고하면 보관과 포장, 출고·반품 처리 비용이 별도로 붙는다. 재고 회전이 빠른 판매자에게는 절감 효과가 나지만, 직접 출고할 때와 견줘 지출이 늘어나는 곳도 나온다.
판매자가 직접 출고하는 N판매자배송도 지난 5월 신규 신청 조건을 높였다. 직전 2주간 ‘오늘출발’ 주문 기준을 200건에서 1000건으로 5배 상향한 것이다. 배송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네이버 설명이지만, 일정한 판매량을 확보하지 못한 사업자는 신청 단계에서 걸러진다.
FBN은 사전 입고 비용을, N판매자배송은 직접 출고할 물량을 요구한다. 판매 규모가 작은 사업자에게는 각각 재고와 주문량이라는 문턱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관건은 연결 이후의 통제다. 반품 검수와 고객 응대, 재고 배치처럼 소비자 경험을 좌우하는 영역까지 제휴만으로 수준을 맞출 수 있는지, 어느 지점부터는 직접 투자에 나서야 하는지가 남은 숙제로 지목된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쿠팡은 직접 투자해 물류를 운영하기 때문에 자금은 많이 들어도 효율성을 높이기 쉽다”며 “네이버는 외부 물류사와 협력해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경쟁력을 높이려면 필요한 영역에 직접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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