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파업 임박' 포스코 노조, '지역 상생' 접나… K노사문화의 진정성, 시험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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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파업 임박' 포스코 노조, '지역 상생' 접나… K노사문화의 진정성, 시험대 올랐다

폴리뉴스 2026-07-23 16:50:37 신고

(왼쪽 사진) 포스코노동조합이 지난 5월 지역아동센터에 'K-노사문화 콘서트' 티켓을 전달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 파업출정식에서의 김성호 위원장
(왼쪽 사진) 포스코노동조합이 지난 5월 지역아동센터에 'K-노사문화 콘서트' 티켓을 전달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 파업출정식에서의 김성호 위원장

[폴리뉴스 권택석(=경북) 기자] 포스코노동조합이 23일 사측과의 임금교섭 결렬을 선언하며 협상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로 넘어가게 됐다. 노조는 이미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약 92%의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한 바 있어 임급협상 교섭 과정상 강한 압박 수단을 손에 쥐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근래 들어 자신들이 강하게 밀고 있던 'K-노사문화'와의 이율배반성, 또한 부각되고 있다. 최근까지도 '지역사회 환원'과 '노사 공동책임'을 핵심 가치로 내세워 왔던 그들에게 쟁의 국면이 현실화 할 경우 '상생'을 주제로 한 담론들이 어디까지 유효한지 의문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특히, 현실적으로 포항의 경제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자괴감은 더욱 클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 대한민국 철강업계는 중국발 저가 공세를 비롯한 글로벌 보호무역 확산, 철강 경기 부진, 고유가·고환율·고금리 등으로 인해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여 있다.

또한, 포항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올해 2분기 지역경제 동향에 따르면 포항의 제조업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으며 철강업체들의 가동률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같은 기간 지역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62p,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는 54p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역 경제계는 이런 상황에서 '철강업 생산 차질'이란 위기까지 맞닥뜨린다면 협력업체와 상권의 위축은 물론, 고용 심리마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의 노사 갈등은 공장 내부에만 머무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생산 차질이 길어지면 지역경제 전반의 불확실성도 심각한 수준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포스코노동조합은 올들어 부쩍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왔다. 포항 및 광양 지역에서 조합원과 가족뿐 아니라 지역민까지 아우르는 'K-노사문화 콘서트'를 개최하는가 하면 지역사회와 재래시장을 비롯한 상권에 적지 않은 기부금을 전달하는 등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을 확산시켜 온 것이다.

아울러, 지난 1월에는 '노사 공동연구 킥오프'를 통해 "가치창출형 노사문화 수립"을 선언하며 지속가능한 포스코형 노사문화의 표준을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김성호 위원장은 "K-노사문화는 조합원의 권익을 지키면서도 그 힘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새로운 노동조합 문화"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파업이 현실화 할 경우 이 같은 일련의 행보는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쟁의권은 법이 보장한 권리지만 그간 지역사회와의 상생과 연대를 스스로 내세워 온 포스코 노조인 만큼 파업이 지역경제에 영향을 끼치며 치러야 할 비용 및 그 불가피성에 대한 설명도 필요해 보인다.

'K-노사문화'가 그들이 지닌 진정한 철학인지 아니면 상황에 따라 바꿔 가는 구호에 그칠 뿐인 것인지, 포항의 지역경제가 예전과는 동떨어진 여건에서 묻고 싶다는 포항 사람들은 늘어만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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