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축하받았던 순간에 '꽃'은 받았지만, ‘미래’를 선물받지는 못했습니다.”
[AP신문 = 조수빈 기자] 신호철 카카오페이증권 대표이사가 국민의 일상과 자본시장을 연결할 세 가지 약속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투자 진입 장벽을 낮추고, 미국 금융사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 주식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출생과 결혼 등 삶의 전환점에 주식을 선물하는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23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5층 파크볼룸에서 ‘대한민국을 바꾸는 카카오페이증권의 세 가지 약속’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든 국민의 자본시장 참여 ▲K-주식의 세계화 ▲따뜻한 자본주의를 중장기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신호철 대표가 거듭 강조한 단어는 ‘신뢰’와 ‘제대로 된 투자’였다. 단기적인 수수료 수익이나 계좌 수 경쟁보다 자본시장 밖에 있던 국민을 시장 안으로 끌어들이고, 스스로 상품을 이해하고 자산을 관리하는 투자자로 안착시키는 데 무게를 뒀다.
행사장도 이러한 메시지를 반영해 웨딩홀 콘셉트로 꾸며졌다. 새로운 출발을 축복하는 공간처럼 결혼과 출산, 입학과 취업 등 삶의 주요 순간을 주식 선물과 연결하겠다는 회사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신 대표는 “카카오페이증권은 단순한 금융회사가 아니라 인생이 시작되는 순간 자산의 첫 페이지를 여는 회사가 되고자 한다”며 “복잡한 금융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가장 단순한 대화로 누구나 투자를 시작하고 자산을 키울 수 있는 금융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AI로 투자자 키운다…‘1인 1 투자 에이전트’
첫 번째 약속은 3년 내 국민 2000만 명이 참여하는 투자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2025년 기준 국내 경제활동인구(약 3000만 명)의 3명 중 2명에 해당하는 규모로, 자본시장 참여 기반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계좌 수 경쟁보다 자본시장 밖에 있던 국민을 시장 안으로 끌어들이고, 스스로 상품을 이해하며 자산을 관리하는 투자자로 성장하도록 돕는 ‘고객 육성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구현할 기반으로 AI를 전면에 배치했다.
전략의 중심에는 모든 고객에게 맞춤형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는 ‘1인 1 AI 투자 에이전트’가 있다. 자산 상황과 생애주기를 분석해 투자 위험 요인과 구조를 이해하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카카오톡 등 친숙한 메신저에서 쉽게 호출할 수 있으며, 설명 가능한 AI(XAI)와 검증된 데이터 기반의 온톨로지 기술을 적용해 생성형 AI의 환각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일부 기능은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다. 리서치 조직 역시 기존 보고서 작성 중심에서 검증된 정보를 선별·제공하는 ‘AI 서비스센터’ 내 리서치팀으로 전환했다.
AI 기반 투자 경험은 플랫폼 확장으로 연결된다. 고객 접점을 넓히기 위한 서비스 연동도 속도를 낸다. 오는 8월부터 카카오뱅크 앱 내에서 카카오페이증권 거래가 가능해지며, 같은 달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도 출시된다. 최근 일간활성이용자수(DAU) 30만 명 이상을 유지하고 3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 약 75%를 기록한 카카오페이증권은 고정 비용 부담을 낮추며 투자 플랫폼 생태계의 외연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이 같은 전략이 기존 증권사와의 단순한 고객 확보 경쟁과는 결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토스증권과의 경쟁에 대해 “타사 고객을 빼앗아 오는 것보다 초보 투자자를 제대로 된 투자자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카카오 생태계를 활용한 낮은 고객 획득 비용(CAC)이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역시 상품 판매보다 고객이 상품과 위험을 이해하도록 돕는 ‘고객 편’ 에이전트가 돼야 한다”며 “현재까지 시스템 구축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고객 증가에 따라 매출 대비 투자비 부담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시에버트 손잡고 ‘K-Stock’ 관문 구축…글로벌 자본 유치
카카오페이증권은 미국 나스닥 상장 금융사인 시에버트 파이낸셜과 손잡고 ‘K-Stock 글로벌 게이트웨이’를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플랫폼 기술·콘텐츠·커뮤니티 역량과 시에버트의 미국 시장 접근성 및 고객 네트워크를 결합해 현지 개인투자자가 한국 기업 주식을 손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단순한 해외 거래 지원을 넘어 글로벌 투자자와 국내 자본시장을 연결하는 글로벌 투자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협력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마이애미 업무협약 체결 이후 매주 실무진 워킹그룹과 콘퍼런스콜을 통해 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서비스 출시 목표 시점은 2027년 상반기로 잡았다. 한국과 미국의 시차 및 결제 지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토큰증권(STO) 기반의 24시간 거래 및 실시간 결제 모델도 검토 중이다. 다만 이는 규제 정합성과 투자자 보호 체계 마련을 전제로 검토되는 사안으로, 관련 제도 변화와 금융당국 협의를 거쳐 추진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시에버트 이사회 멤버로서 양사 간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주식의 세계화가 단순한 거래 편의성 확대에 그치는 사업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단순히 한국 주식을 해외에서 거래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한국 기업의 가치를 더 많은 글로벌 투자자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이 핵심”이라며 “거래 시간 연장에 따른 변동성 위험 등을 철저히 검토하고 규제 정합성과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금융당국과 신중하게 소통하겠다”고 전했다.
시에버트 경영권 확보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신 대표는 “현재의 전략적 파트너십만으로도 핵심 사업 추진에는 충분하다”며 “양사의 협력과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분간은 지분 확대보다 플랫폼 구축과 서비스 안착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 주식으로 출생·결혼 축하…‘따뜻한 자본주의’ 구현
마지막 퍼즐은 출생·결혼 등 생애 주요 출발점에서 주식을 선물해 자본시장 진입을 유도하는 ‘따뜻한 자본주의’다. 단발성 마케팅을 넘어 태어나는 순간부터 국민 모두가 자본시장의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지속가능한 금융 문화의 정착을 지향한다.
이를 상징하는 프로젝트가 생애주기별 주식 선물 캠페인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2026년 신규 결혼 부부를 대상으로 가구당 최대 10만 원 상당의 주식을 제공하는 캠페인을 시작한 뒤, 2027년 태어나는 모든 신생아에게 1인당 10만 원 상당의 주식을 선물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연간 출생아 수를 약 20만 명으로 가정하면 단순 추산 예산은 약 200억 원 규모다. 카카오톡 지갑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연계해 인증과 증명서 제출 절차도 대폭 간소화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이러한 시도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미래를 응원하는 새로운 금융 문화로 자리 잡기를 기대했다. 그는 “아기가 태어난 날 받은 주식이 20년 뒤 어떤 가치로 성장의 결실을 맺을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부모와 사회가 아이에게 선물하는 미래에 대한 따뜻한 응원이 될 것”이라며 “카카오톡으로 축하 메시지를 주고받듯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미래를 선물하는 일상적 금융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상은 내부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조직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관악산 등산 중 나온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결혼과 출산, 입학 등 인생의 주요 순간을 자연스럽게 투자와 연결하는 프로젝트로 발전시켰다. 신 대표는 “주식은 차갑지 않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는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리테일 기반 투자 문화 확산과 함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추진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기존 부동산 PF 중심에서 벗어나 공모주 대표주관과 ETF 유동성공급(LP),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스타트업 모험자본 투자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한편, 신 대표는 최근 카카오페이의 100% 자회사 편입 이후 자금 조달과 관련해서는 현재 자기자본과 현금흐름만으로 충분한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당분간 별도 기업공개(IPO)나 외부 유상증자는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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