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현대차]②전기차 시장 점유율 후진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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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현대차]②전기차 시장 점유율 후진 '가속'

한스경제 2026-07-23 15:25: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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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현대차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수입 브랜드에 내주고 있다. 국내 전기차 수요가 두 배 이상 급증했지만 현대차의 판매 증가세는 시장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는 현대차를 넘어 기아를 추격하고 있으며 중국 전기차 업체 BYD와 지커까지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9만896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2.6% 증가했다. 전체 신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것과 달리 전기차 수요는 빠르게 확대됐다. 

그러나 시장 확대의 수혜는 현대차보다 수입 전기차 업체에 더 많이 돌아갔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3만9575대로 전년 동기 대비 46.5%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판매 자체는 늘었지만 시장 전체 성장률에는 크게 밑돌았다. 급성장한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이 오히려 하락한 셈이다.

▲ 테슬라 질주에 BYD·지커도 가세

반면 같은 기간 테슬라는 모델Y를 앞세워 5만6139대를 판매해 현대차보다 1만6500여대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 판매량의 약 1.4배에 달한다. 테슬라의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28.2%를 기록하며 3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에도 테슬라는 국내에서 5만9893대를 판매해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 5만5461대를 근소하게 앞섰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만 5만6139대인 만큼 현재 판매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10만대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업으로 조기 퇴근하는 현대차 노조원들./연합뉴스
파업으로 조기 퇴근하는 현대차 노조원들./연합뉴스

현대차를 압박하는 것은 테슬라뿐만이 아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보급형부터 프리미엄까지 제품군을 넓히며 국내 전기차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BYD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1만1675대를 판매했다. 이는 국내 진출 초기였던 지난 2024년 판매량 1037대보다 약 11.3배 늘어난 수치다.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0.7%에서 5.9% 수준으로 확대됐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테슬라와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브랜드 판매 4위에 올랐다.

BYD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를 앞세워 현대차의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을 비롯해 아토3, 씰, 씨라이언7 등 다양한 차급과 가격대를 아우르는 제품군을 잇달아 투입하며 소비자 선택폭을 넓혔다. 다음 달부터 정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7월 한 달간 기존 보조금에 상응하는 금액을 자체 지원하는 프로모션을 내놓는 등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지리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도 국내 전기차 시장에 가세했다. 지커의 국내 첫 모델인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7X'는 사전예약 한 달 만에 1000대를 돌파했다.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하지만 옵션 무상 제공과 100만원 자체 할인 등으로 가격 부담을 낮췄다. BYD가 보급형 시장을 공략한다면 지커는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제네시스를 압박하는 구도다.

▲ 내수 부진에 안방 수성도 '흔들'

현대차의 전기차 부진은 전체 내수 실적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국내 판매량은 31만67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상반기(31만5100대)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2분기 국내 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16.4% 감소하며 내수 부진이 더욱 심화됐다.

제네시스도 신차 공백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국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3.1% 감소한 4만7024대에 그쳤다. 지난 3월 대전 안전공업 화재로 엔진용 밸브 공급이 중단되면서 생산 차질을 빚는 등 악재도 겹쳤다. 여기에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를 현대차와 제네시스가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중장기적인 부담으로 꼽힌다.

테슬라 '모델Y'의 주행 모습./테슬라
테슬라 '모델Y'의 주행 모습./테슬라

무엇보다 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도 하락세다. 2024년 64.0%였던 점유율은 지난해 57.2% 수준으로 낮아졌다. 반면 중국 생산 전기차의 비중은 같은 기간 24.0%에서 33.9%로 확대됐다. 여기에는 중국 생산 테슬라 모델Y를 비롯해 BYD, 폴스타, 볼보, BMW 일부 모델 등이 포함된다.

업계에서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관세와 규제로 중국산 전기차의 진입을 견제하는 가운데 비교적 무역 장벽이 낮은 한국은 중국 전기차 업체의 주요 공략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내재화와 대규모 생산 능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이 가격 인하와 신차 투입을 이어갈 경우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계의 시장 방어 부담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가격 할인만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 수 있는 주력 모델을 보강하고 차급과 가격대를 아우르는 전기차 라인업을 재정비해야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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