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의 연애 예능이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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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의 연애 예능이라니요

지라운드 2026-07-23 15:13: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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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내 남은 연애 예고편
[사진=SBS '내 남은 연애' 예고편']

SBS 새 연애 예능 '내 남은 연애'가 첫 방송 전부터 거센 논쟁을 부르고 있다.

오는 8월 3일 첫 방송되는 '내 남은 연애'는 과거 시한부 선고를 받았거나 중증 질환으로 생사의 갈림길을 경험한 청춘들의 연애를 담는다.

SBS는 "삶의 끝을 경험한 청춘들이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과정"이라며 "남은 시간을 누구와 보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기획 전면에 내세웠다.

질병을 경험한 사람의 연애를 방송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출연자들은 사랑하고 욕망하며 관계를 선택하는 평범한 청춘이다. 방송을 통해 질병 이력을 가진 사람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불편한 지점은 '내 남은 연애'가 출연자의 평범한 일상보다 '시한부', '생사의 갈림길', '남은 시간'을 홍보성 핵심 문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연애가 궁금한 것인지, 죽음에 가까이 갔던 사람의 사랑이 더 절박하고 극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카메라를 들이댄 것인지 묻게 된다.

 
사진SBS 내 남은 연애 예고편 캡처
[사진=SBS '내 남은 연애' 예고편 캡처]

연애 예능이 포화될수록 제작진은 더 강한 설정을 찾아왔다. 출연자의 직업과 나이, 이혼 경험과 연애 경험의 부재, 성정체성에 이어 이제는 질병과 죽음의 기억까지 프로그램을 구별하는 설정이 됐다. 출연자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보다, 그 삶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얼마나 강한 이야깃거리가 되는지가 중요해진 것이다.

 
남성들의 연애를 담은 남의 연애4 발달장애인 청년들의 연애를 담은 몽글상담소 모태솔로와 돌싱녀의 연애를 담은 돌싱N모솔 양성애자들의 연애를 담은 스탠바이미 사진웨이브 SBS MBC Every1
남성들의 연애를 담은 '남의 연애4', 발달장애인 청년들의 연애를 담은 '몽글상담소', 모태솔로와 돌싱녀의 연애를 담은 '돌싱N모솔', 양성애자들의 연애를 담은 '스탠바이미' [사진=웨이브, SBS, MBC Every1]

제작진은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할 수도,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한 기획 의도는 윤리적 검토를 대신하지 못한다. 오히려 '편견 해소'와 '치유'라는 명분은 제작진이 관음성과 상업성을 돌아보지 않게 만드는 방패가 될 수 있다.

방송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출연자를 주체적인 인간으로 존중할지, 질병 서사를 눈물과 반전의 장치로 쓸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럼에도 첫 방송 전부터 질병과 남은 시간을 가장 강한 홍보 문구로 내세운 점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사람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콘텐츠로 삼으려면, 그만큼 더 엄격한 윤리가 따라야 한다. 시청률을 위해 미디어윤리의 경계를 시험한 뒤 문제가 생기면 선한 기획 의도를 내세우는 방식은 비겁하다. 시한부 경험은 연애 예능의 신선한 설정이 아니라, 누군가가 통과해온 삶과 죽음의 문제다. 아프다.

 
사진SBS 내 남은 연애 예고편 캡처
[사진=SBS '내 남은 연애' 예고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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