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보잉 ‘차세대 여객기’ 개발 시동···韓, 핵심 파트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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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보잉 ‘차세대 여객기’ 개발 시동···韓, 핵심 파트너 될까

이뉴스투데이 2026-07-23 15:11: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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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 A350 최종조립공장. [사진=에어버스]
에어버스 A350 최종조립공장. [사진=에어버스]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보잉과 에어버스가 신규 항공기 준비에 나서면서 향후 20~30년의 일감을 좌우할 국제공동개발(RSP) 참여 경쟁도 시작됐다. 국내 기업이 핵심 품목의 설계·개발을 따내지 못하면 단순 부품 공급에 머물 수 있어 정부의 금융·연구개발 지원과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A320neo 계열 후속기 사업을 2030년 시작한다는 목표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보잉도 737 MAX 이후의 신규 항공기 사업에 필요한 기술과 시장 수요, 재무 여건을 검토하고 있다.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5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액션(eAction)’으로 부르는 A320 후속기 사업을 2030년 시작해 2030년대 후반 운항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협력업체들과 날개와 동체, 추진체계, 생산 방식에 대한 기술 비교와 사전설계,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날개 기술은 실제 비행환경에서 성능을 평가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에어버스가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3년 동안 실물 크기의 날개 연장 구조물을 설계·제작해 A321neo에 장착하고, 서로 다른 날개 형상이 실제 비행환경에서 어떤 성능을 보이는지 평가할 예정이다.

보잉도 737 MAX 이후의 신규 항공기 사업에 필요한 조건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9일 로이터통신은 스테파니 포프 보잉 상용기부문 CEO의 말을 인용해 보잉이 신규 항공기 사업을 위해 기술과 시장 수요, 재무 여건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보잉은 기체 형상과 엔진, 사업 착수 시기를 확정하지는 않았다.

향후 상용기 수요는 이들 단일통로기에 집중될 전망이다. 보잉이 지난 18일 공개한 ‘2026 상용기 시장 전망’에 따르면 2026년부터 2045년까지 세계 항공사에 인도될 신규 항공기는 4만3625대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단일통로기가 3만3545대로 약 77%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참여 방식이 항공기 국제공동개발이다. 제작사가 전체 기체를 독자적으로 개발하지 않고 여러 국가의 기업과 개발비와 기술적 위험, 생산 물량을 나누는 구조다. 참여기업은 특정 부품이나 모듈의 설계·시험·인증을 맡고, 양산이 시작되면 해당 품목을 장기간 공급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의 보잉 787 사업 참여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대한민국 우주항공 산업육성 전략’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은 보잉 787 기체 구조물의 약 35%를 맡았다. 미쓰비시중공업은 복합재 주날개를, 가와사키중공업은 전방 동체와 주날개 뒷전 등을, 그리고 스바루는 센터 윙 박스를 담당했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기업들의 개발비 일부를 지원했고, 참여 기업들은 초기 설계부터 양산까지 사업에 참여했다. 완성된 도면에 따라 부품만 생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요 구조물의 개발 책임과 장기 공급 물량을 함께 확보한 사례다.

KAI의 G280 주날개 제작시설. [사진=KAI]
KAI의 G280 주날개 제작시설. [사진=KAI]

국내 기업들도 세계 상용기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에어버스 A350 날개 리브와 보잉 787 날개 구조물, 엠브라에르 E-제트(E-Jet) E2 중앙·후방 동체, 걸프스트림 G280 주날개 등을 제작해 왔다.

대한항공도 자체 설계·개발한 A350 전방·후방·벌크 화물칸 출입문과 보잉 787 윙팁, 후방 착륙장치 수용공간 구조물 등을 공급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GEnx와 기어드터보팬(GTF) 계열 엔진 부품 사업에 참여해 왔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내 항공제조산업이 해외 제작사의 부품 생산에 집중돼 있고, 완제 상용기의 설계·시험·인증을 주도한 경험과 관련 기반은 부족한 것으로 보고, 고부가가치 제조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16일 ‘민항기 국제공동개발 민관합동추진단(가칭 팀 코리아)’을 출범시켰다.

에어버스, 보잉 등 글로벌 민항기 제작사들이 기존 A320, 보잉737 등을 대체하는 새로운 기종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이 핵심 부품이나 모듈을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양산 단계에서 장기간에 걸쳐 해당 품목에 대한 독점적인 납품 권한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국제공동개발 참여의 문턱은 높다. 개발비와 사업 위험을 분담하는 동시에 담당 품목의 설계와 시험, 인증, 품질관리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개발에 성공하면 해당 품목을 20~30년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공동개발 기업이 설계·개발뿐 아니라 하위 공급망 관리까지 맡는 등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은 국제 상용기 사업에서 ‘1차 협력업체(Tier 1)‘로부터 물량을 받아 납품하는 ‘2차·3차 협력업체(Tier 2·3)로 주로 참여해 왔다. 추진단은 국내 기업의 위상을 설계·개발과 하위 공급망을 책임지는 1차 핵심 협력업체 수준으로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에서도 국제공동개발에 참여하려면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야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다만 국내 기업들이 지금까지 상용기 구조물 사업 등을 통해 설계 기술을 축적했지만, 개발에 필요한 투자금 확보가 현실적인 제약이 돼 왔다는 지적이다.

특히 개발비 지원과 함께 정부 간 협력과 민항기 구조물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 간 협의를 통해 협력 기반을 마련하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다”며 “민항기 구조물 연구개발 지원으로 기업의 기술력을 높이는 것도 향후 사업의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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