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레터] 식량➞별미➞요리…달팽이 요리의 드라마틱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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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레터] 식량➞별미➞요리…달팽이 요리의 드라마틱 과거

르데스크 2026-07-23 15:01: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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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대표하는 고급 요리로 꼽히는 식용 달팽이 요리, 프랑스어로는 '에스카르고'라 불리는데요. 아마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왜 하필 달팽이를 먹을까?"라는 생각부터 드실 겁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달팽이를 먹기 시작한 역사는 프랑스 요리의 역사보다 훨씬 오래됐습니다. 


학계 등에 따르면 세계 곳곳의 구석기 시대 유적에서 달팽이를 식용으로 이용한 흔적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일부 유적에서는 불에 익혀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달팽이 껍데기가 대량으로 출토되기도 했는데요. 당시 사람들에게 달팽이는 사냥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주변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단백질 공급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고대 로마에서는 달팽이 요리가 한 단계 더 발전합니다. 로마인들은 달팽이를 야생에서 잡는 데 그치지 않고 사육하기까지 했습니다. 귀족들은 달팽이에게 우유나 밀가루를 먹여 살을 찌운 뒤 이를 별미로 즐겼는데요. 이런 식문화는 로마 제국의 영향으로 오늘날까지 어이지고 있습니다. 


중세에도 달팽이 요리는 존재했는데요. 다만 그 시절엔 고급 별미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숲과 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한동안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으로 여겨졌던 겁니다.


이후 가톨릭의 금육(禁肉) 문화가 확산하면서 달팽이는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사순절처럼 육류를 먹지 못하는 기간에도 달팽이는 육류로 간주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덕분에 달팽이는 고기를 대신할 수 있는 음식으로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 같은 종교 문화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여러 지역에서 달팽이 소비가 확산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달팽이 요리가 지금과 가장 비슷한 대우를 받았던 시기는 19세기였습니다. 1814년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1세를 맞이한 프랑스 요리사 마리 앙투안 카렘이 버터와 마늘, 파슬리를 넣은 달팽이 요리를 선보였다는 일화가 전해지는데요. 이 조리법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달팽이는 서민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미식의 상징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달팽이 요리는 처음부터 비싼 고급 요리는 아니었습니다. 어느 시기엔 생존 식량이었고, 다른 시대엔 귀족의 별미였으며, 또 언제는 서민들의 대표 음식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결국 그 음식의 가치를 결정 짓는 건 시대상과 사람들의 인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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