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유발지진 알고도 은폐" 기소… 법원 "인과관계 입증 부족"
지진 발생 9년만에 법원 1심 재판결과 나와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2017년 11월 발생한 경북 포항지진과 관련해 지열발전사업 관계자들의 형사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지진 발생 전 유발지진이 발생했음에도 지열발전을 중단하거나 위험성을 충분히 분석하지 않았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피고인 5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포항지진과 관련한 형사 책임 여부를 둘러싼 첫 사법 판단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부(이혜랑 부장판사)는 23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포항지열발전 컨소시엄의 주관기관 관계자 2명, 정부출연연구기관 관계자 2명, 컨소시엄 참여 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연구책임자 등 5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포항지진이 발생하기 7개월 전인 2017년 4월 15일께 유발된 규모 3.1 지진 발생 이후 지열발전을 중단하고 위험도를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미흡하게 대응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은 지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큰 규모로 다수의 인명·재산 피해를 낳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주의의무와 지진 발생의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이 없어야 하는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입증하기 부족하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재판과정에서 지열발전사업 관계자들이 내부적으로 규모 3.1 지진이 수리자극에 따른 유발지진으로 결론을 내렸음에도 주무 부처 및 전담 기관에 보고할 때는 불가항력적 자연지진이 발생한 것처럼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또 연구사업 책임자들이 실시간으로 유발지진을 관측·분석해야 하지만 지진계 유지 및 관리와 분석 등을 소홀하게 했고 안전관리 방안인 신호등체계를 부실하게 수립하고 지키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판단해 금고 1∼5년을 구형했다.
반면 피고인 측은 지진 발생이 예상하지 못한 일이고, 여전히 자연지진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으며, 과학적으로 완전히 증명되지 않은 내용으로 과학기술분야 국책사업을 유죄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변호인들은 그동안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지진이 발생하면 즉시 알렸고 수리자극 최소화 방안을 제시하는 등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며 "포항지진 민사재판 항소심도 촉발 자체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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