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마디 더봄] 요하네스버그 - 동행이란, 그때 나에게 필요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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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마디 더봄] 요하네스버그 - 동행이란, 그때 나에게 필요한 인연

여성경제신문 2026-07-23 13:00:00 신고

/일러스트=윤마디
/일러스트=윤마디

저녁에는 분위기 좋은 펍에 가서 칵테일을 마셨다. 내 포토프린터로 사진을 하나씩 뽑아 나눠 가지고, 우리 여행을 곱씹어보면서 마지막 저녁을 먹고, 의대생 친구들을 보냈다. 우리가 사랑한 갱상도 언니는 칵테일을 두 잔이나 마시고 기분이 풀려서 그 어느 날보다 많이많이 웃어주었다.

폴티 타워에서 만난 츠와나 언니들에게 여기까지 와서 궁상떠냐며 핀잔을 듣고, 시키는 대로 열심히 사람들에게 인사했더니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계속해서 만난다.

내가 먼저 인사해서 말을 붙이고 같이 행선지로 가기로 한 사람이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자기중심적으로 선택하고 이기적인 작은 계산을 하는지, 너의 불편함은 별로 개의치 않지만 내가 손해 보는 건 못 견뎌하는지, 남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아깝다고 생각하면서 자기 시간을 너무 금쪽같이 쓰는지, 아니면 심지어 나를 등쳐먹으려고 하는지 어떻게 알겠어.

알 수 없다. 정말로 동.행. 하기 전에는.

한자로 ‘같이 간다’는 뜻이지만 친구와는 분명 다르고, 기차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도 다르다. 혼자 여행하며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걸 때는 내가 동행할만한 사람을 골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함께 가보기 전에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지금은 내가 사람을 선택했다기보다 그때그때 나에게 필요한 만남이 나를 선택해주었던 거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 친구들도 두 번째 친구들도 다들 나를 많이 트레이닝 시켜주고 떠난다. 여행은 자꾸 꼬이고, 나는 그걸 또 조금씩 풀어간다. 하나씩 하나씩 도장 깨기를 하는 것 같아서 즐겁다.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보였는데, 흘러가는 대로 가다 보면 어느새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 싶은 선택지 앞에 와 있다.

여행이라는 파도에 올라타는 기분이다. 읏차.

요하네스버그 /구글 지도
요하네스버그 /구글 지도

여성경제신문 윤마디 일러스트레이터
madimadi-e@naver.com

윤마디 일러스트레이터·작가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다. 여행 드로잉을 기반으로 서사를 만들어가는 에세이 작가로, 한 장소에서 사람이 기능하는 구조를 파악하고 개인의 경험을 통해 사회의 구조와 삶의 조건을 들여다본다. 현재 일본 여행기 <유니폼> 과 아프리카 여행기 <아프리카 그림일기> 를 연재하며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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