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트리아논 펀드 배상 지지부진에 피해자들 고통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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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트리아논 펀드 배상 지지부진에 피해자들 고통 여전

더리브스 2026-07-23 11:42: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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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리브스
[그래픽=황민우 기자] 

전액 손실이 확정된 독일 트리아논 펀드 배상이 아직도 일부 더디게 이뤄지고 있는 걸로 파악됐다. 판매 규모가 큰 금융사들이 배상을 상당 부분 진행한 걸로 알려졌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여전히 문제를 제기하는 피해자들이 있다.

23일 더리브스 취재를 종합하면 트리아논 펀드를 다량 판매한 금융회사들에서도 일부 건들은 진척이 없는 상태다. 관련 피해자들은 펀드 가입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음에도 판매사가 문제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기존 보험 해지 제안받고 가입한 A씨


국민은행 고객 A씨는 2018년 해외부동산펀드 가입 당시 은행 직원으로부터 먼저 기존 저축성보험 해지를 제안받았다. A씨는 ‘연 6-7%의 안정적인 수익’, ‘독일 부동산은 안전하다’는 식의 설명으로 직원이 펀드 가입을 유도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큰 손실을 본 A씨는 판매사가 적합성과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의 투자성향은 3등급(적극투자형)이었으나 판매된 상품은 1등급(매우 높은 위험)이었으며 가입 핵심 서류인 ‘주요내용설명확인서’에 기재된 자필 확인 및 서명은 법원 감정 이력의 감정사 2인이 진행한 감정 결과 자필이 아니란 이유에서다.

더욱이 실제 상품 위험등급은 1등급인데 가입 서류에는 2등급으로 표기됐으며 투자 설명서에는 1등급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더 나아가 A씨는 설명서를 제공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A씨는 필적 감정 결과에도 은행은 판단이 어렵다는 답변만 반복했으며 핵심 쟁점을 축소한 채 기존 자율배상 보상안만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A씨가 사측이 제시한 배상안을 거절했다고 설명한 배경이다.


B씨, 유사 시기 가입 이력에 미배상 주장 


B씨가 판매사 직원에게 받은 문자 내용. [사진=제보자 제공]
B씨가 판매사 직원에게 받은 문자 내용. [사진=제보자 제공]

또 다른 피해자 B씨도 A씨와 같은 설명의무 위반을 지적했다. 같은 해인 2018년 한국투자증권에서 연 4%에 3개월마다 배당을 받는 34개월 만기 부동산 펀드로 권유를 받아 트리아논 펀드를 가입했지만 충분한 위험 관련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B씨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문자로 상품에 관해 설명을 들었는데 안 좋거나 불리한 내용은 없었다”라며 “그런 내용이 있었으면 가입을 안 했을 텐데 내방을 했을 때도 직원은 일관되게 설명했고 당연히 믿고 가입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차치하더라도 B씨는 기존에 유사한 펀드를 가입한 이력이 있다는 이유에서 상품을 잘 아는 투자자로 간주돼 배상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B씨는 민원을 넣은 트리아논 펀드와 스페인 펀드를 가입하기에 앞서 같은 해 수개월 전 도쿄 부동산 펀드를 가입했다.

이에 B씨는 기존 펀드 만기도 도래하기 전 트리아논 펀드를 가입한 상황인데 상품 구조를 잘 아는 투자자로 반영된 건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B씨는 “회사가 배상을 안 해주려고 하는 이유는 이전에 비슷한 펀드가 하나 있다는 거였다”라며 “기존 상품을 가입한 사람이라 이 사람은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이 해줄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는 법률 자문 결과를 들어 “(기존 펀드) 가입 이후에 수익 상환이 다 되고 나서 문제의 상품이 가입됐다면 불리하지만 상환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펀드도 상품 설명 부족으로 가입이 된 것”이라며 “도쿄 펀드는 결과적으론 (수익이) 좋았지만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입했다”라고 주장했다.


C씨, 판매자 설명 불충분 정황에도 낮은 배상 지적 


위 A씨와 B씨 사례는 피해자들이 제시하는 불완전판매 근거가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다만 판매사 측이 펀드 구조나 위험을 모른다고 인정한 경우는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후순위 구조나 투자자 권한 제한 등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설명했다면 가입하지 않았을 거란 지적에 판매 직원이 수긍했다면 말이다. 이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제17조인 설명의무 위반에 직결되는 내용이다.

피해자 C씨는 트리아논 펀드를 판매했던 한화투자증권 직원이 위에서 지적한 위험도가 높은 대출 후순위 상품 구조를 잘 모르고 펀드들을 판매한 정황을 녹취로 제시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녹취에서 후순위가 맞냐는 고객 질문에 처음엔 “네”라고 답했던 직원은 이후 계속된 대화에서 말을 번복하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으며 위험 관련 설명이 불충분했다는 지적에도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는 반응이었다. 같은 해 6월 녹취에서도 해당 직원은 펀드 위험등급이 상품설명서 제목엔 1등급으로 나오고 내용에는 4등급으로 일반인에 적합하다고 잘못 기재됐다는 보도 내용과 관련해 투자설명서 어디에 명시돼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언급한 데 그쳤다.

하지만 C씨도 지난 5월 22일 30-35%에 그친 배상안을 제시받았다. 민원 요청한 금융감독원으로부터다. C씨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녹취 관련 자문을 구한 금융분쟁전문 변호사는 ‘판매자가 정상 판매했다면 고객에게 반박하는 게 정상인데 고객 말에 연루되지 않으려 하고 책임 회피하는 게 역력히 드러난다’고 했다”라며 “위험과 펀드 핵심구조 설명이 없거나 설명이 부족해서 가입한 것이고 설명을 제대로 했었다면 사람들이 가입했을 이유가 없었으니 설명의무 위반이 맞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리브스 질의에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배상에 동의했지만 1-2명 인원이 남는 상황”이라며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과거 유사한 상품에 가입했다는 건 적합성 원칙에 해당되는 부분인데 이는 판단의 일부이며 공격투자형 성향으로 체크를 하신 고객”이라며 “불완전판매를 살펴볼 때는 건건이 다 들여다보기에 종합적으로 배상 여부를 결정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해당 판매건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면밀히 조사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배상을 결정했다”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권익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라고 말했다.

독일 트리아논 펀드는 현지 트리아논빌딩을 소유한 독일 특수목적법인(SPC) 지분을 매입한 구조다. 트리아논 빌딩 취득과 관련 대출 계약에 대한 유보 계약이 지난 2024년 5월 말 종료되면서 발생한 기한이익상실(EOD)이 직접적인 손실 계기가 됐다. 해당 상품은 공모로 총 1881억원 규모가 14개 금융사에서 판매됐으며 KB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자율배상 진행을 상당수 완료했다. 한화투자증권은 개별 자율배상을 진행 중이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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