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서사’에 중독된 안방극장…‘선’ 넘을까 조마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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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서사’에 중독된 안방극장…‘선’ 넘을까 조마조마

스포츠동아 2026-07-23 09:58: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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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장’, ‘아파트’ 등 자극적인 폭력을 앞세워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한 ‘사이다 서사’ 드라마가 인기와 함께 우려도 낳고 있다. 사진제공|SBS·JTBC

‘김부장’, ‘아파트’ 등 자극적인 폭력을 앞세워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한 ‘사이다 서사’ 드라마가 인기와 함께 우려도 낳고 있다. 사진제공|SBS·JTBC


[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법보다 주먹이 빠르고, 기다림보다 응징이 통쾌하다.

답답한 현실에 꽉 막힌 속을 뻥 뚫어주는 ‘사이다 서사’가 안방극장의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모범택시’, ‘참교육’, ‘김부장’ 등 사회의 부조리와 악인을 처단하는 액션물이 잇달아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통쾌함을 앞세운 과도한 폭력과 무리한 설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시청률 23%를 돌파한 SBS 드라마 ‘김부장’이 대표적이다. ‘김부장’은 전직 특수요원 출신의 가장이 납치된 딸을 추적하며 악의 무리를 격파해 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부장’은 15세 이상 시청가의 지상파 드라마다. 아무리 응징의 쾌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연출이라 해도, 두피를 도려내거나 주인공이 딸이 보는 앞에서 인질의 목을 와이어로 감은 장면은 지나치게 잔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시청 접근성이 높은 만큼 폭력 묘사가 필요 이상으로 거칠다는 지적이다.

JTBC 드라마 ‘아파트’도 사이다 서사를 위한 무리한 설정을 썼다가 ‘현실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대단지 아파트의 장기수선충당금과 관련된 사기극을 다루는 과정에서, 관리소장과 경리 등 특정 직업군을 비리의 온상으로 묘사해 반발을 샀다. ‘아파트’는 아파트에 숨겨진 돈을 차지하려 잠입한 전직 폭력조직 보스가 주민들과 의기투합해 거대 비리와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케이퍼 코믹물이다.

악인 설정과 맞물려 일각에선 주택관리사에 대한 입주민들의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빗발쳤고, 급기야 대한주택관리사협회의 방영 중지 릴레이 시위로 번졌다. 결국 제작진은 방송 중 ‘극의 설정은 허구’라는 자막을 넣고, 최종회에 주택관리사들의 노고를 기리는 감사 문구를 송출하기로 하며 협회 측과의 갈등을 매듭지었다.

이렇듯 즉각적인 쾌감과 대리만족을 겨냥한 작품이 늘면서, 표현의 수위와 매체의 책임에 대한 고민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방송 관계자는 “아무리 픽션이라도 자극적인 장면이나 무리한 설정이 지나치다보면, 결국 드라마가 전하려는 진짜 메시지와 작품의 완성도까지 손상될 수 있다”고 짚었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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