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보험업계, 보이스피싱 무과실배상제 ‘엇갈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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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보험업계, 보이스피싱 무과실배상제 ‘엇갈린 전망’

더리브스 2026-07-23 09:31: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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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황민우 기자]
 [그래픽=황민우 기자]

국민 개개인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기 어렵고 구제 수단도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국회에서 무과실책임 보상제가 포함된 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현재와 달라질 게 없다는 신중론과 B2B(기업 대 기업) 사업 구조로의 전환이나 소비자 보호 확대 등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란 낙관론이 엇갈린다. 다만 제도 안착과 지속성을 위한 관건은 예방 시스템과 위험관리 역량을 잘 갖추는 일이다.  


개정안 통과되면 금융사가 보상 주체로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과 조인철 의원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해 12월 23일 각각 대표발의했다. 개정안 2건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금융사의 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피해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상하도록 하는 공통 내용을 담았다. 

강 의원 등은 “보이스피싱 수법이 정보기술(IT) 기술을 바탕으로 점차 복잡·교묘해지고 있다”며 “개인들이 과도하게 부담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인프라 운영기관인 금융사들과 그 책임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 등도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나 구제 수단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정명호 수석전문위원은 개정안 2건에 대한 검토의견에서 보이스피싱·스미싱으로 제3자에 의한 무단이체 등 금전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은행권과 제2금융권이 자율적으로 일부 피해를 배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의 지난해 5월 29일 보도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은 2024년 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2244건의 상담을 실시했다. 이중 은행권이 433건 피해 배상 신청에 대해 피해자 41명에게 배상한 금액은 1억6891만원이다. 이는 총 피해금액 9억8122만원의 약 17.21% 수준이다. 

현재 일반 금융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보상보험은 여럿 존재한다. 삼성화재의 ‘사이버사고 보상보험’, 롯데손해보험의 ‘MY FAM 불효자보험’, 현대해상의 ‘디지털사고안심보험’, 하나손해보험의 ‘하나 사이버금융범죄보상보험(Ⅱ)’ 등이 있다.

또한 용인특례시 수지구는 용인특례시가 NH 농협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시니어 보이스피싱 보상보험'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이 보험은 NH농협손해보험이 운영한다. 만 60세 이상 개인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피해 발생 시 일정 금액을 보상하며 보험료는 무료다. 


엇갈리는 전망…“시장 구조 변화” vs “체감되겠나”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가 제공하는 검색 서비스로 확인한 보이스피싱 상품 현황. [사진=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 홈페이지 캡처]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가 제공하는 검색 서비스로 확인한 보이스피싱 상품 현황. [사진=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 홈페이지 캡처]

손해보험업계에서는 법안이 통과돼도 현재와 달라질 것이 없다는 신중론과 구조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교차한다. 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그 법이 있든 없든 보험사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사는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하면 보험계약에 따라 보상을 지급하면 끝”이라고 덧붙였다.

은행들이 마케팅용으로 무료보험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아 법안 통과 후 보험 가입이 확대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KB손해보험은 KB스타클럽에 포함된 고객들을 대상으로 ‘플러스사랑단체상해보험(Ⅱ)’을 운영한다.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은행에서 기초연금을 수령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지난달 11일부터 올해 12월 31일까지 '신한 금융안심 무료보험' 가입 혜택을 제공한다. 

반면 시장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은 B2C에서 B2B로 관련 사업의 축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본다. 보험사 간 경쟁이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판매 경쟁에서 금융사의 리스크 관리와 사고 예방 역량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현재는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서비스 상품에 미니보험으로 탑재해 고객들에게 제공한다”며 “고객이 보이스피싱 피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금융사와 보험사의 관계도 더 밀접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금융사의 예방 시스템과 보험사의 위험관리 역량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는 체계를 갖추는 게 지속가능한 제도 운영의 열쇠다. 보험은 피해 발생 후 경제적 손실을 보완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소비자 보호 효과를 높이려면 은행, 보험사, 통신사, 수사기관 등이 협력하는 범사회적 대응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위험 관리 역량 관건배상 범위·한도도 논의돼야


국회 정무위원회의 정 수석전문위원은 무과실 보상제에 대해 우려되는 점으로 ▲민법상 자기책임 원칙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고 ▲금융 서비스 이용자의 보안 경계심이 낮아지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범죄자가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허위로 피해신고를 하고 보상금을 챙기는 공모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이 때문에 금융사의 피해방지체계 강화를 위한 보완조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강 의원 안은 피해발생계좌가 개설된 금융사뿐만 아니라 사기이용계좌가 개설된 금융사도 보상책임을 분담하도록 규정했다. 조 의원 안은 필요한 경우 금융위원회가 금융사의 전기통신금융사기대응체계의 운영 실태를 평가하도록 하고, 평가 결과가 미흡한 경우 시정명령 또는 개선계획 제출을 명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개선 계획 제출 명령 제도가 피해 발생 후를 중심으로 설계돼 법 개정을 통해 피해 발생 전 금융사의 예방 노력 등을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무과실 보상이 어떻게 정의되느냐도 중요하다. 개인의 과실이 있다고 판정됐을 때 보상을 안 할 것인지, 아니면 보이스피싱을 당했으면 일단 무과실로 볼 것인지는 법안에서 세부적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보상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보험 가입 수요는 충분히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며 “논의 자체가 진전돼야 보험사들도 그에 맞춰 상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섭 기자 newstart@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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