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우리 경제가 반도체와 수출 회복에 힘입어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민간소비와 서비스업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건설투자는 여전히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크게 웃돌며 소득 여건 개선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이를 실제 경기 회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하반기 경제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보다 0.6%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3.7% 성장했다. 실질 GDI는 전기 대비 3.6%,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어나 GDP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다.
반도체·수출이 성장 견인…민간소비도 회복세
이번 성장세는 수출과 제조업 회복이 중심축 역할을 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1.4% 증가했다. 수입 역시 자동차와 기계류 수입 증가 영향으로 0.8% 늘었지만 수출 증가세가 이를 웃돌며 성장에 기여했다.
내수도 소폭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민간소비는 가전제품 등 재화 소비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가 함께 늘면서 0.4% 증가했고, 정부소비 역시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 확대 영향으로 0.2% 증가했다. 소비가 성장세를 일부 뒷받침하면서 경기 회복의 저변이 다소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조업 살아났지만 건설경기 부진은 여전
제조업은 컴퓨터·전자·광학기기와 기계·장비 생산이 늘면서 전 분기보다 1.2% 성장했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이 국내 제조업 회복으로 이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서비스업도 도소매와 숙박·음식업, 금융·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을 중심으로 1.1%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건설 부문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건설업은 토목 부문 부진으로 1.9% 감소했고, 건설투자 역시 0.2% 줄었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부진이 겹치면서 건설 부문의 회복이 전체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 투자 확대…AI 투자 효과 이어져
기업들의 투자 흐름은 비교적 견조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을 중심으로 0.2% 증가했다. 연구개발(R&D)과 소프트웨어 등을 포함하는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3.3% 늘어나 주요 지출 항목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기업들이 AI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국내 반도체 산업과 첨단 제조업으로 연결되는 흐름도 투자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GDI 큰 폭 증가…소득 개선이 내수로 이어질까
이번 발표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실질 국내총소득(GDI)의 증가 폭이다.
GDI는 전기 대비 3.6%,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하며 GDP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일반적으로 GDI는 교역조건 개선이나 기업 수익성 확대 등을 반영하는 지표로, 실제 경제주체가 체감하는 소득 여건을 보여준다.
다만 소득 증가가 소비와 투자 확대, 고용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이 필요하다. 최근 성장세가 반도체와 일부 제조업에 집중돼 있는 만큼 산업 전반으로 회복세가 확산돼야 경기 회복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반기 한국 경제는 수출 회복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내수의 회복 속도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반도체 중심의 성장 구조에서 소비와 건설, 민간투자까지 회복세가 확산될 경우 성장 기반은 한층 견고해질 수 있다. 반대로 대외 통상환경 변화나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회복 흐름이 다시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번 2분기 GDP는 성장세 자체보다 회복의 방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향후 경제 전반으로 온기가 얼마나 확산되는지가 진정한 경기 회복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폴리뉴스 정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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