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도 떠난 마이데이터...금융사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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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도 떠난 마이데이터...금융사만 남아

한스경제 2026-07-23 07:45: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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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와 일부 핀테크 사업자가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잇따라 철수한 가운데 금융사들은 결제와 소비 분석, 상품 추천 등 본업과의 연계 가능성을 고려해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이나라 기자 | 금융 마이데이터 시장에서 이동통신 3사를 비롯한 비금융 사업자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금융회사와 공공기관 등에 흩어진 개인의 금융정보를 한 곳에 모아 맞춤형 상품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에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데이터 이용료와 운영비를 감당할 수익 모델이 아직까지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SK텔레콤의 마이데이터 폐업 신고를 수리했다. SK텔레콤이 이달 폐업 절차를 마치면서 국내 이동통신 3사는 모두 마이데이터 시장에서 철수하게 됐다. KT는 지난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폐업 신고를 수리받았으며, LG유플러스는 지난해 5월 면허를 반납했다.

이 뿐만 아니라 비금융·핀테크 사업자의 철수도 이어지고 있다. 2024년 에이치엔알과 디셈버앤컴퍼니가 철수한 데 이어 11번가가 사업을 접었으며 지난해에는 에프앤가이드·NHN페이코·KB핀테크·LG CNS·SK플래닛 등이 면허를 반납했다. 

마이데이터는 소비자가 동의하면 은행·카드·보험·증권사 등에 흩어진 계좌·대출·결제·보험 정보를 사업자가 전송받아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다. 소비자는 여러 금융회사의 애플리케이션을 하나하나 확인하지 않고도 자산과 부채, 소비 내역을 한 곳에서 조회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금융당국이 마이데이터를 전면 시행할 당시만해도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직접 통제하는 정보주권을 실현하는 동시에 금융산업의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게기가 마련됐다는 판단에 기대가 컸다. 더욱이 금융회사가 보유한 정보의 경계가 낮아지면 특정 회사의 거래정보만으론 만들기 어려운 자산 분석이나 신용관리, 맞춤형 상품 추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금융거래와 통신·유통·결제 데이터를 결합하면 고객의 소득·소비 패턴·금융 수요를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어 기존 금융회사가 제공하지 못했던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금융사뿐만 아니라, 통신사와 정보기술·유통업체 등 비금융사들이 잇달아 면허를 취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융 마이데이터는 지난 2022년 1월 API 방식으로 전면 시행됐다. 당시 33개 사업자가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이 가운데 은행 10곳과 카드사 6곳을 비롯해, 증권사와 핀테크 업체 등이 참여했다. 금융위원회는 마이데이터가 정보주권 실현·금융포용성 강화·금융혁신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초기 기대와 달리, 자산 통합조회와 소비 분석 서비스만으론 이용자가 비용을 지불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금융상품 비교·추천과 대출 중개 등을 통해 수익을 내려면 별도의 금융 규제를 적용받아야 하는 데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확보한 정보를 계열사와 자유롭게 공유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데이터 전송에 대한 과금이 본격화되면서 비용 부담도 커졌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은행·카드사·통신사 등 정보제공기관에서 데이터를 불러올 때 전송비용을 부담한다. 이용자가 많거나 정보를 자주 갱신할수록 비용이 늘어나는 반면, 자산조회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직접 수익은 제한적이다.

예컨대 통신사의 경우 금융정보를 확보하더라도 이를 통신요금제나 가입자 유치와 직접 연결하기 어렵다. 통신 데이터와 금융 데이터를 결합한 맞춤형 서비스를 구상했지만 개인정보 활용 규제와 계열사 간 정보공유 제한에 가로막혔고 금융상품 판매 기반도 은행이나 카드사보다 약하다.

반면 은행이나 카드사 같은 금융사들은 마이데이터 자체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예금· 대출·카드 이용 등 본업에 연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은행은 고객이 다른 금융회사에 보유한 예금과 대출을 분석해 자산관리·대환대출·상품 추천에 활용할 수 있으며, 주거래 고객을 자체 애플리케이션에 머물게 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카드사의 경우 자사 결제정보와 다른 금융회사의 자산·대출 정보를 함께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고객이 다른 카드사에서 이용하는 업종과 소비 규모를 확인해 자사 카드 상품이나 혜택을 추천하고 월별 지출과 결제 예정금액을 활용해 소비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아울러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상품을 운영하는 카드사는 고객의 신용점수와 소득, 다른 금융회사의 대출 변화를 신용관리와 상환 안내에 연결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가 별도의 수익사업이라기보다 카드 이용 확대와 고객 이탈 방지, 대출 관리 등을 지원하는 기반으로 활용되는 셈이다.

카드사들이 간편결제와 생활금융 기능을 자체 애플리케이션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사업 유지의 배경으로 꼽힌다. 카드 결제만으로는 고객의 앱 방문 빈도를 높이기 어려운 만큼 통합 자산조회와 소비 분석, 신용관리 기능을 제공해 고객 접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다만 카드업계 안팎에서도 마이데이터 사업의 직접 수익성이 낮다는 점은 비금융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데이터 전송비용과 전산·보안 인력을 계속 부담해야 하는 가운데 데이터 가공 및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도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이 지난 1월 보고서를 통해 금융 마이데이터 시장의 수익성 한계를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누적 서비스 이용자는 2022년 1월 1400만명에서 지난해 5월 1억6531만명으로 약 11.8배 증가한 반면,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2022년 4월 본허가와 예비허가를 합쳐 66개사였지만 지난해 10월 본허가 사업자는 62개사로 줄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수익성 부족·사업모델 한계·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호출 과금 등을 사업권 반납 원인으로 꼽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가입자 수와 데이터 이용량은 크게 늘었지만, 인프라 구축비·데이터 이용료·보안 투자·마케팅 비용을 감당할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요 금융회사들이 대부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는 만큼, 경쟁사에 고객 접점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개별 금융사가 먼저 사업에서 빠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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