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K리그 대표 영플레이어 손정범이 뛰어난 실력만큼 엉뚱한 매력을 뽐냈다.
지난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19라운드를 치른 FC서울이 포항스틸러스를 3-1로 꺾었다. 서울은 승점 42로 리그 1위를 공고히 했고, 2위 강원FC(승점 32)와 격차를 10점으로 벌렸다.
이날 서울은 포항보다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를 쟁취했다. 전반부터 좋은 공격 전개로 기회를 엿보다가 전반 36분 안데르손이 왼쪽 페널티박스로 돌아들어간 뒤 중앙으로 내준 공을 클리말라가 방향을 바꾸는 슈팅으로 밀어넣어 선제골을 작성했다. 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트란지스카의 헤더를 로스가 걷어내려다가 자책골을 기록하긴 했지만, 후반 24분 문선민의 로빙패스를 정승원이 정확한 침투에 이어 밀어넣으며 다시 앞서나갔다. 후반 43분에는 정승원이 이승모와 패스를 주고받은 뒤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손정범은 바베츠와 함께 중원 조합을 이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상황에 따라 중앙과 측면을 유연하게 오가며 서울이 어느 곳에서든 수적 열세에 빠지지 않도록 도움을 줬다. 최근 들어 상대 선수들이 손정범을 향한 견제를 강화해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으나 손정범은 공수 양면에서 적극성을 띠며 승리에 보탬이 됐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손정범은 “훈련에서 잘 준비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2위와 10점 차라고 만족하지 않고 더 나아가야 한다”라고 총평했다.
이날 손정범은 상대 중원에 있던 서울 출신 기성용과 몇 차례 맞붙었다. 관련해 “기성용 선수와 같이 뛰는 건 영광이었다. 경기를 뛰면서 많이 배웠다. 그래도 상대 팀으로 만났으니 기 눌리지 않고 열심히 하려 했다”라며 “강하게 부딪치지 않으면 너무 잘하셨을 것 같아서 더 강하게 하려고 했다. 그런데도 너무 잘해서 힘들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손정범은 팀 K리그를 대표하는 영플레이어로 선정됐다. 오는 8월 5일에는 맨체스터시티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다. 손정범은 “최고의 팀과 하는 경기에 팬들 투표로 1위가 돼서 너무 기분이 좋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로드리를 보고 싶은데 로드리는 안 올 것 같고, 필 포든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로드리는 손정범이 월드컵에서 가장 이끌린 선수다. 손정범은 “스페인과 아르헨티나 결승전도 봤는데 스페인이 정말 잘하더라. 저 정도 레벨까지 올라가려면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나보다 한 칸 밑이긴 한데 로드리가 너무 잘하더라. 공 소유 능력을 본받고 싶다”라며 로드리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손정범은 ‘상암 벨링엄’이라는 별명을 가졌을 만큼 실제 플레이 스타일은 공격형 미드필더인 주드 벨링엄에 가깝다. 관련한 질문에 그는 “공 소유 능력이나 경기 조율 능력에서 내가 부족하다고 느껴서 그런 부분이 좋은 로드리를 본받고 싶다. 그런데 벨링엄도 월드컵에서 너무 잘하긴 했다. 롤모델은 벨링엄이 맞다”라며 웃었다.
이번 시즌 서울이 잘 나가는 데에는 분명 왕성한 활동량과 축구 지능을 바탕으로 공수 양면에서 기여하는 손정범을 빼놓을 수 없다. 손정범은 현재 서울이 1위를 질주하는 것에 대해 “1위여서 그런지 팀 분위기도 좋다. 매 경기 지거나 비기면 안 된다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강하다. 그런 분위기가 좋다”라며 “확실히 형들이 경험이 많다 보니 경기장에서 내가 힘들어하거나 그럴 때 더 에너지를 주신다. 때로는 쓴소리로 정신도 차리게 해주셔서 그런 부분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형들의 덕으로 돌렸다.
최근 상대 선수들의 견제가 강해진 것과 관련해서는 “확실히 상대 선수들이 우리를 분석하고 나와서 그런지 압박이 강하게 들어오는 느낌이 든다. 감독님께서 미팅으로 알려주셔서 그대로 훈련하면 또 괜찮다. 내게도 압박이 더 들어와서 더 힘든 건 있는데 내가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며 “이겨내려면… 내가 축구를 더 잘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워낙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만큼 손정범이 2007년생임에도 아시안게임 대표팀 탈락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가 팬들 사이에서 나왔다. 손정범은 이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아니라 2030 아시안게임에도 23세 제한에 걸리지 않고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어리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탈락에 대해 손정범은 “당연히 너무 아쉽지만 또 다른 동기부여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준비하려 한다”라며 “형들은 많이 놀리더라. 그래서 더 괜찮아졌다”라며 덤덤해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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