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와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하락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중동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행보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미 공습 이후 중동 긴장 고조…국제유가 한 달 만에 최고치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1% 내린 5만2219.3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14% 하락한 7499.0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57% 내린 2만5690.90을 각각 기록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가 증시 전반의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고 평가했다.
증시 하락은 급등한 유가가 주도했다. 미국의 11번째 이란 공습 이후 중동발 공급 불안이 커지면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3% 상승해 배럴당 94달러를 넘었다. 장중 한때 95달러를 돌파하며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고쳐 썼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역시 3%가량 올라 배럴당 86달러 선을 상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동 해역의 물리적 충돌 위험이 원유 공급망 차단 우려로 이어지며 에너지가 격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호르무즈 도발 시 테헤란 폭격”…강대강 대치 심화
양국 지도부의 강경 발언이 이어지면서 군사적 대치는 한층 격화하는 양상이다. 미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이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자국과 동맹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며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계속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경고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사일이나 드론 등으로 선박을 공격할 때마다 테헤란 수도 내부와 인근의 다리와 발전소를 파괴하겠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진지하다면 우리도 진지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이익과 동맹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에 대해 “상대국 핵심 인프라 타격까지 명시한 전례 없는 최고 수위의 위협”이라고 전했다.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시장,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 반영
에너지 가격 폭등은 시장의 금리 인상 공포를 다시 끌어올렸다. 원유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경우 연준이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미루거나 추가 긴축에 나설 수밖에 없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유발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자산시장을 다시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토마스 마틴 글로벌트 인베스트먼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에서 연준이 대응할 수단은 제한적”이라며 “향후 금리 향방이 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시나리오를 발 빠르게 반영하는 모습이다. 연방기금 선물 시장이 산출한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은 31%로 일주일 전(10%)보다 세 배 넘게 뛰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최소 0.25%포인트 올릴 확률은 75% 수준까지 치솟았다.
Copyright ⓒ 직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