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엄승용의 보령 대전환 선언… 석탄화력 폐쇄 넘어 미래 100년 도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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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엄승용의 보령 대전환 선언… 석탄화력 폐쇄 넘어 미래 100년 도시 만든다”

투어코리아 2026-07-23 06:17: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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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만 투어코리아뉴스 / 대전·충청·세종본부 본부장.
▲류석만 투어코리아뉴스 / 대전·충청·세종본부 본부장.

[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지역의 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산업이 떠나고 사람이 줄고, 경제의 한 축이 무너지는 과정은 오랜 시간 누적된 변화의 결과다.

충남 보령이 지금 마주한 현실이 그렇다. 수십 년 동안 지역경제를 떠받쳐 온 석탄화력발전소가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 감소와 인구 유출, 지역 상권 침체라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하지만 위기를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도시는 쇠퇴할 수도, 새로운 길을 찾을 수도 있다.

엄승용 보령시장이 꺼내든 ‘민선9기 미래전략 100일 시정혁신’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핵심은 명확하다. 과거처럼 대규모 시설을 짓고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만으로는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보령은 이제 행정의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 “세금만 바라보는 시대 끝내겠다”… 지방행정의 새로운 실험

이번 혁신 전략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재정 철학의 변화다.

엄 시장은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설명하며 “대규모 건물이나 시설 중심 사업보다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중심 사업부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정부가 오랫동안 의존해 온 ‘예산 투입→시설 조성→운영 부담’이라는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선언이다.

특히 기업의 ESG 경영과 공유가치 창출(CSV)을 지역 문제 해결과 연결해 새로운 재원을 만들겠다는 구상은 주목할 만하다.

지방소멸 시대에 모든 문제를 행정 예산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기업, 대학, 시민사회와 함께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령의 도전은 단순한 재정 절감이 아니라 지방정부가 스스로 성장 동력을 만드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를 갖는다.

■ AI 행정과 의료혁신…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가 관건

혁신의 성패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시민 생활 속 변화로 증명될 것이다.

보령시는 AI 기반 스마트 행정을 통해 반복 업무를 줄이고 행정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조직 진단과 표준 업무 매뉴얼 구축은 담당자가 바뀌어도 행정 경험과 지식이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행정 시스템을 만드는 출발점이다.

의료 분야 혁신 역시 지역 주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체감하는 영역이다.

응급의료 대응력 강화, 대형병원과의 협력체계 구축, 돌봄과 의료를 연결하는 통합서비스 확대는 고령화 지역인 보령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특히 야간진료 공백 문제 해결은 시민들이 직접 평가할 수 있는 대표적인 혁신 분야다.

행정 혁신은 결국 시민의 불편을 얼마나 줄였느냐로 평가받는다.

■ 인구 감소 시대의 해법… “사람을 모으는 도시”에서 “관계를 만드는 도시”로

보령이 선택한 또 하나의 전략은 생활인구 확대다.

인구 감소 시대에는 단순히 주민등록 인구 숫자만 바라보는 정책으로 한계가 있다.

관광객, 근로자, 학생, 체류형 방문객 등 보령과 관계를 맺는 사람을 늘리고 지역경제와 연결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보령패스(가칭)’를 기반으로 생활권을 확대하고 관광·숙박·상권을 연결하겠다는 전략은 지방도시가 고민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머물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볼거리뿐 아니라 배우고, 일하고, 소비하고, 다시 찾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100일 혁신의 진짜 시험대는 ‘성과’다

물론 혁신이라는 이름만으로 도시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 유치, 산업 전환, 청년 정착, 기업 투자 확대 등 넘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많다.

좋은 계획은 출발점일 뿐이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변화와 숫자로 확인되는 성과가 뒤따라야 한다.

공직사회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기업이 얼마나 들어왔는지, 청년이 얼마나 머물게 됐는지, 지역 상권이 얼마나 살아났는지가 결국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

엄승용 보령시장이 강조한 “보고서와 회의 횟수가 아니라 시민 삶의 변화로 평가받겠다”는 말은 이번 혁신 프로젝트가 향해야 할 방향을 정확히 짚고 있다.

■ 보령의 도전, 대한민국 지방도시의 미래 실험이 될 수 있다

석탄화력 폐쇄는 보령만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 구조 변화와 인구 감소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전국 수많은 지방도시가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보령이 선택한 행정 혁신과 민간 협력, 생활인구 전략이 성공한다면 이는 하나의 지역 성공 사례를 넘어 지방소멸 시대의 새로운 대응 모델이 될 수 있다.

위기는 피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위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이다.

보령은 지금 새로운 길 위에 올라섰다.

100일이라는 시간은 짧지만 방향을 결정하기에는 충분하다.

석탄화력 이후의 보령이 어떤 도시로 다시 태어날지는 이제 계획이 아니라 실행과 성과가 답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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