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 널뛰기” 국장 피로감…개인투자자, 美 증시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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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 널뛰기” 국장 피로감…개인투자자, 美 증시로 이동

직썰 2026-07-23 0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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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직썰 / 최소라 기자] 국내 증시가 하루에도 수차례 방향을 바꾸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거래대금은 올해 최고치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투자자예탁금과 신용거래융자도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를 떠난 자금은 미국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단기 변동성에도 국내 증시의 상승 흐름은 유효하다며 성장주와 방어주를 함께 담는 ‘바벨 전략’을 제시했다.

◇거래대금 3분의 1로 급감…관망세 짙어지는 증시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6분께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올해 들어 코스피 매수와 매도 사이드카는 각각 20차례씩 발동됐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달 평균 85.55를 기록하며 연초 30대보다 3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하루 5% 이상 움직인 날은 6차례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20일 “한국 코스피의 연초 대비 수익률 변동성은 61%로 비트코인(50%)보다 높다”고 보도했다.

하루 만에 수백포인트가 오르내리는 장세가 반복되면서 단기 매매 부담이 커졌고 투자심리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24조8107억원으로 올해 최고치 대비 69.1% 급감하며 석 달도 채 안 돼 거래 규모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거래대금·예탁금 동반 감소…시장 대기자금 이탈

시장 대기자금은 빠르게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33조3326억원으로 최고치(6월24일·38조6328억원) 대비 13.7% 감소했다. 투자자예탁금도 112조5190억원으로 최고치(139조6947억원) 대비 19.5% 줄었다.

증시를 떠난 자금은 미국 시장으로 향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19억4771만달러(약 2조8796억원)로 집계됐다. 지난달 순매수액인 6억3295만달러(약 9358억원)의 3배를 웃도는 규모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4월 코스피가 급등하자 4월과 5월 각각 4억6893만달러, 9억3977만달러를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로 자금을 옮겼다. 그러나 6월 중순 이후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와 호르무즈 리스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고점 대비 30% 이상 급락하자 다시 미국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1~20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AI와 반도체 관련 종목에 집중됐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상장지수펀드(ETF·SOXL)’로 순매수 결제액은 24억3099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한 SK하이닉스 ADR이 5억9922만달러로 2위를 차지했고, ‘디렉시온 데일리 MSCI 사우스 코리아 불 3배 ETF(KORU)’(2억1559만달러),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1억8050만달러),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1억6065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자금은 미국 증시뿐 아니라 예금으로도 이동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요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올리면서 최근 5대 은행 정기예금에는 약 16조원이 유입됐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19개 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24%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투자에 부담을 느낀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예금으로 쏠리는 ‘역머니무브’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변동성은 커졌지만 상승 추세 유효…“바벨 전략 유효”

다만 증권가는 최근 자금 이탈을 국내 증시의 추세적인 약세 신호로 보지는 않았다. 단기 급등락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가 커졌을 뿐 기업 실적과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 등 시장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발표한 ‘한국 시장 전략’ 보고서에서 코스피가 최근 급락으로 바닥권에 근접했다며 목표지수 9000을 유지했다. “최근 조정 폭은 컸지만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실제 이번 조정은 속도가 매우 빨랐다. 코스피는 사상 최고점에서 19거래일 만에 28.5% 하락해 팬데믹 당시보다 빠른 낙폭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고점 대비 한때 43% 급락했다.

반면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6~7배까지 낮아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 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ER)도 8.6배로 과거 저점 수준까지 내려왔다.

증권가는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기보다 AI 투자 사이클의 수혜가 기대되는 반도체 등 성장주와 경기 방어력이 높은 업종을 함께 편입하는 ‘바벨 전략’을 권고한다. 

모건스탠리는 업종별로는 통신서비스를 비중확대로 올리고 은행을 최선호 업종으로 꼽았다.
산업재 중 방위산업을 가장 유망한 분야로 꼽았으며, 이어 ▲조선 ▲발전 ▲해외 건설 순으로 제시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조선, 증권이 복원력의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반도체를 최우선으로 선호하며 증권은 거래대금 회복, 조선은 단기 이벤트 소멸 이후 선별적인 비중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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