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명분 약해진 노조…하이닉스 'N% 성과급' 다시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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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명분 약해진 노조…하이닉스 'N% 성과급' 다시 시험대

이데일리 2026-07-22 19:04: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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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소연 조민정 기자] 정부가 ‘영업이익의 N% 성과급’을 놓고 노동 쟁의를 벌이는 것은 합법적인 파업 대상이 아니라고 분명히 하면서, 향후 SK하이닉스 임금·단체협상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임단협에 돌입한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합의한 성과급 제도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올려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만나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상 노동쟁의 범위를 구체화하는 세부 기준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대통령 지시사항인 만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며 “현장에서 노사에 법 취지와 제도를 충분히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해 시행 초기 혼선과 오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노동쟁의 기준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행령과 대통령령, 시행규칙, 노동부 해석지침 등을 언급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N% 성과급은 노동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확대된 노동쟁의 범위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쟁의 범위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까지 확대했지만, N% 성과급이 이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노사 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가 사실상 ‘성과급은 노동쟁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기준을 제시하면서 향후 노사관계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개별 기업의 성과급 제도를 직접 언급한 것은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N% 성과급 요구가 재계 전반으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해석지침을 손질하는 방식으로 제도 보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시행령 개정은 입법예고와 법제처 심사 등 절차를 거쳐야 하고, 경우에 따라 노란봉투법 개정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현실적으로는 해석지침 개정이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사진=연합뉴스)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사진=연합뉴스)


재계에서는 N% 성과급을 요구하는 노조의 파업이 잇따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관련 요구가 본격화했고, 카카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지난달 말 파업에 돌입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영업이익의 30%, 현대자동차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각각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특히 관심이 쏠리는 곳은 단연 SK하이닉스다.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N% 성과급 논의가 1년 만에 새로운 국면을 맞았기 때문이다. 올해 임단협을 시작하면서 회사는 100% 현금으로 지급했던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역시 특별경영성과급을 자사주로 받는 만큼 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K하이닉스 노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성과급인 초과이익분배금(PS)의 상한을 폐지하고, 이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 중 PS 지급액의 80%는 당해 현금으로 지급되고, 나머지 20%(매년 10%씩)는 2년에 걸쳐 이연 지급하기로 했다.

이 체계가 유지되면 올해 연간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27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1인당 받는 성과급은 평균 7억~8억원(세전) 수준으로 추정된다. 실제 지급액은 직급과 개인 성과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막대한 규모의 현금 성과급이 지급되는 만큼 제도 개편 필요성이 대두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구성원에게 가능한 많은 행복을 주는 것이 목표지만, 그 행복이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향이라면 제도를 손보고 바꿔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해 주목받았다.

다만 노조의 반발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노조는 지난해 10년간 제도를 유지하기로 합의한 만큼 불과 1년 만에 제도를 변경하는 데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성과급을 둘러싼 파업은 노동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기준을 제시하면서 향후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의 협상 전략에도 적잖은 제약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법령이 모호한 만큼 해석지침을 통해 얼마든지 구체화할 수 있어 지침 개정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노동쟁의 대상을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법도 함께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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